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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미분양이 있네…공개 입찰가격도 하락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09 10:02:12
주택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거래량은 줄어들면서 일반 매물은 물론 현 시세대로 최저입찰가를 정하는 보류지들도 몸값을 낮추고 있다. 집값이 급등한 지역 위주로 미분양도 발생하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 들어선 'DMC SK뷰'(수색9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아파트)는 오는 14일 미분양 3가구와 보류지 4가구 등 총 7가구를 시세보다 5500만원가량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각 입찰을 시행할 예정이다.
매각입찰 진행 대상 가구 면적별 구성은 전용면적 59㎡형 2가구와 전용 84㎡형 5가구다. 전용 59㎡형과 84㎡형은 각각 12억7500만원, 15억4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시세 보다 2500만원, 5500만원 가량씩 낮은 셈이다. 이 아파트 시세는 전용 59㎡형은 최고 13억원, 전용 84㎡형은 최고 16억원에 형성돼 있다.
보류지가 몸값을 낮춘 사례는 극히 드물다.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진행한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조합원 수 변동을 포함한 분양상황 변화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입주 이후 조합 청산 전 보류지 물량에 대한 매각이 이뤄진다.
특히 일반분양과 달리 보류지 매각은 조합이 가격을 정할 수 있는데다 공개 경쟁입창 방식으로 진행되고 청약통장도 필요없는 만큼 시세보다 높게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류지 매물은 일반 거래 시장 못지 않게 뜨거웠다. 서울시내 공급이 귀하다 보니 수요자들의 보류지 매각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입찰이 진행된 노원구 포레나노원84㎡(전용면적)의 경우 최저 입찰가인 11억9000만원 보다 2억원 가까이 비싼 13억5999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주택 거래량 감소에 보류지도 몸값을 낮추고 있다. 가격 조정은 이미 지난달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수색4구역에서 분양한 'DMC롯데캐슬 더퍼스트' 보류지는 시세대로 최저입찰가를 정했다. 전용 59㎡형과 84㎡형의 최저입찰가격은 각각 11억5000만원, 14억원이었다.
보류지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2309건으로 2019년 3월(2282건)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거래량은 712건으로 전달보다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거래절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543건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초 4000건 미만으로 줄었다. 올해 5월까지 4895건 수준이었지만, 9월 2702건으로 더 크게 줄어든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매수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0을 기록했다. 지난주(98.6)에 이어 2주 연속 기준선인 100 이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음을 뜻한다. 반면 100 이하면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는 뜻이다.
거래량 감소에 따라 집값이 급등한 지역 위주로 미분양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0월 세종에서 2016년 4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도시형생활주택 129채다. 종전까지 수요가 탄탄했던 세종시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55가구로 지난 9월과 같았다. 통상 수도권 미분양은 매달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서울 지역에서 미분양 감소 건이 1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428가구로 전월 보다 2.7% 줄었고, 경기는 807가구로 12.1% 줄었다.
보류지 몸값 축소와 미분양 물량 증가 현상 등이 나타나면서 집값 조정기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집값이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인식 확산과 대출규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가격 상승폭이 더욱 둔화하고 거래량 감소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