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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코로나 장기전 '인사 혁신'으로 대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09 10:00:54

    재계가 코로나19 장기화 속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 혁신'을 택했다. 내년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짐에 따라 세대교체 인사를 통한 흐름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삼성, SK, 롯데, LG 등 기업들은 연말 인사에서 '미래 준비' 차원의 사장단 교체·젊은 임원 배치·순혈주의 타파 등의 행보를 보였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SK·LG그룹 등 올해 대기업 임원 인사의 가장 큰 화두는 '세대교체'로 압축된다. 특히 SK그룹 인사에서는 1975년생 사장이 탄생하는가 하면,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올해 신규 임원 중 40대 비율은 62%에 달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7일 김기남(63)·고동진(60)·김현석(60) 대표이사 3명을 퇴진시키고, TV 등 세트 부문의 한종희(59) 부회장과 반도체 부문의 경계현(58)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수장교체와 조직개편이 함께 이뤄진 것은 그만큼 이 부회장이 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말 미국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이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꺼내들면서 인적·조직 쇄신폭을 확대, 세대교체 쪽으로 기운 것이란 분석이다. '뉴삼성'을 향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파격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자, 후속 임원 인사폭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보단 '변화'를 택한 만큼, 임원 인사에서도 '뉴 삼성' 구축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연공서열을 타파하는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한 터라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에 더욱더 힘이 실리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장동현 SK㈜ 사장을 부회장단에 합류시킨 SK그룹의 경우 세대교체에 유독 적극적이다.


    SK그룹은 지난 2일 단행한 2022년 임원 인사에서 최근 3년간 인사 중 가장 큰 규모인 13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올해 새로 선임한 133명의 부사장의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50세를 밑돈다.


    특히 2년 연속 40대 사장이 배출됐고 생산 현장의 전임직 첫 임원이 탄생하는 등 발탁 승진 기조도 이어졌다.


    지난해 인사에서 1974년생인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을 SK E&S 사장으로 발탁한 데 이어, 올해 1975년생인 노종원 부사장을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지난달 인사에서는 1970년생인 유영상 부사장을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 사장으로 올리기도 했다.


    1970년대생 CEO 출현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그룹 기조가 급변하는 경영 흐름과 맞물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LG그룹은 올해 신규 임원 중 40대 비율이 62%에 달한다. 또 이번 인사로 LG그룹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율(52%)은 지난해 말(41%)보다 대폭 증가해 절반을 넘어섰다. 지주회사인 ㈜LG 주요 팀장들도 모두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생 임원들로 교체했다.


    1978년생으로 올해 43세인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정기 임원 인사에서 40대를 중심으로 한 과감한 발탁을 통해 세대교체 기조를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했고, 특히 상무층을 두텁게 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해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채 중심의 순혈주의가 강했던 롯데그룹에도 인사 혁신 변화가 일었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유통과 호텔을 이끌던 강희태 부회장, 이봉철 사장을 퇴진시켰다.


    그러면서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사업군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그룹 핵심인 유통·호텔 사업군의 주요 사령탑을 모조리 외부에서 데려온 셈이다.


    또 조직 개편을 단행해 비즈니스 유닛(BU) 체제에서 HQ(HeadQuarter, 산업군) 체제로 변화시켰다. 각 계열사들의 실행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 시국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인사와 조직개편을 예년보다 점차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며 "인사 혁을 통해 코로나로 움츠러든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