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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드릴십 잇단 처분 성공했지만 나머지 7척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2/02 11:30:12
조선업계가 악성 재고로 남아있던 드릴십(심해용 원유시추선) 처분에 연달아 성공하고 있다. 길게는 10년 가량 인도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던 드릴십을 매각 또는 용선하면서 재무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재고로 남아있는 드릴십 7척에 대한 시장 상황도 우호적인 양상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지역 시추 선사와 드릴십 1척을 2억4500만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드릴십의 척당 수주 가격이 5억6000만~7억달러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 매각이다.
그러나 이 드릴십은 지난 2014년 그리스 선사인 오션리그로부터 수주했으나 인도를 못하고 재고로 남아있었다. 고유가 당시 드릴십을 발주했던 선사들이 2~3년이 지난 인도 시점에 유가가 하락하자 인도를 거부하면서 삼성중공업이 재고로 떠안게 된 것이다. 매년 평가손실이 쌓으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빠른 매각이 낫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 성공으로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재고는 3척으로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 6월 이탈리아 시추 전문 선사인 사이펨과 드릴십 한 척에 대한 용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용선 기간은 올해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다. 이 계약에는 사이펨이 2022년까지 드릴십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매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드릴십 1척을 매각해 재고로 4척이 남아있다.
이 중 2척은 발라리스로부터 2013년 약 11억3000만달러에 수주한 것으로 계약액의 70% 가량을 이미 지급받았다. 다만, 발라리스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난 9월로 예정됐던 인도 시기가 2023년으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나머지 2척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이들은 2013년 씨드릴로부터 약 11억2000만달러에 수주해 2018년 노던 드릴링으로 매각했다. 하지만 이후 올해 9월, 10월 각각 매각 취소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65~80달러를 넘나들면서 드릴십 매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60달러선이면 석유 시추를 했을 때 채산성이 발생한다고 본다.
내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JP모간은 OPEC+의 원유 공급량 통제와 고유가 유지 기조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125달러, 2023년에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드릴십 매각에 연달아 성공하고 유가도 상승 추세인 것을 보면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추 선사 입장에서도 재고 드릴십을 사면 당장 사용할 수 있고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