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중국 전력난] 엎친데 덮친 반도체·車 긴장…영향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0/26 15:31:51

    중국의 전력난이 전자·자동차 업계의 부품 및 원자재 품귀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에 기업들이 비상에 걸렸다. 전력 공급 제한 여파가 애플 등 전자·자동차 업체들을 넘어 반도체 업체에까지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석탄 공급 부족과 중국 정부의 탄소 배출 억제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 중국에 심각한 전력 공급 제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전자 기업들은 현재까진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장쑤성에 속한 우시에 D램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전력 공급 제한 없이 정상 가동하고 있으며, 광둥성의 광저우에 공장이 있는 LG디스플레이도 가동에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애플 등 해외 기업들은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13'은 주문부터 수령까지 한 달 이상 걸리고 있다. 업계에선 아이폰13 초도 물량이 아이폰12와 비교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등 시장에도 중국 전력난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 전력난 등으로 IT기기 출하량이 둔화하면서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D램 반도체는 하반기가 성수기지만 IT기기 판매량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D램 가격도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초 시작된 D램 가격 상승세가 4분기 하락세로 전환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가격은 올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하기 시작해 내년에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보다 15~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력난으로 인해 전자회로기판(PCB) 등 후공정 부품의 생산차질과 비메모리 반도체 등의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세트업체들의 수요 예측 불확실성과 생산차질도 동시에 발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원자료 가격 폭등도 우려된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황린(백린) △텅스텐 △규소(실리콘) 등 주요 원재료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중국 전력난으로 원자료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은 세계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황린 생산량을 10% 이하로 줄였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아직 핵심 소재 원료 수급난이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 전력 부족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원료 수급을 위해 공급망을 개선해왔기 때문에 아직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중국 전력난이 장기화되면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픽사베이ⓒ픽사베이


    중국 전력난에서 시작된 위기는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소재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은 국내 산업계에 직접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있지만 장기화 될 경우 완성차 부품 제조·미래차 배터리 분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생산량의 85% 이상을 점유한 마그네슘 독점 공급 국가다. 이 중 50%는 산시성에서 생산되는데 최근 중국 당국은 이곳의 마그네슘 잉곳 제련소 50곳 중 35곳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문을 연 나머지 15개 제련소는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마그네슘 가격은 요동을 치고 있다. 8월 초 1톤당 2만위안에 거래되던 마그네슘 잉곳 가격은 지난달 말 6만3000위안으로 급등했고 최근에는 다시 4만8000위안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크다.


    불똥은 자동차·항공 등 첨단 제조업 분야로 튀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부족 타격에 이어 중국발(發) 마그네슘 쇼티지 쇼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은 △시트 프레임 △연료 탱크 커버 △기어박스 △스티어링휠(핸들) 조향축 등을 제조하는 소재로 사용된다. 일부 부품의 경우 마그네슘을 대체할 소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비교적 낮은 마그네슘 함유량을 갖은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고 이에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신차 생산 혹은 신차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차 분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 수급 분야에서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최대의 니켈 제련 지역인 장쑤성에서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니켈 제련 공장 가동률을 낮춘 것이 원인이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 니켈 제련 공장 가동률은 70% 수준으로 하락했고 이에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중국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세계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에 중국발 공급 부족은코발트, 망간 등 핵심 소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코발트와 망간 가격은 작년 평균 대비 각각 68.6%, 99.3% 오른 상황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원자재 기업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당장의 소재 수급 문제는 없는 건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장기화될 경우에는 배터리 가격 상승은 물론 완성차 가격 인상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