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LNG선값 5%는 화물창 로열티…국산화 언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0/25 13:46:30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싹쓸이 수주하고 있지만 LNG선 가격의 5% 가량을 화물창 로열티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내년 말까지 한국형 화물창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개발이 완료돼도 상용화를 위해서는 건조 이후 큰 사고나 기술적 문제 없이 운항 실적을 충분히 쌓아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2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9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14만m³급 이상) 46척 중 45척(98%)을 싹쓸이 수주했다. 현재 LNG선 건조가 가능한 국가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어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LNG선 싹쓸이 수주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은 LNG선 가격의 5%를 화물창(보관탱크) 로열티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LNG선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기술특허권은 프랑스의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가 갖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GTT의 LNG 화물창 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LNG선 가격의 약 5%를 로열티로 지급한다.


    LNG선은 척당 2억달러(약 2353억원) 안팎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을 수주할 때마다 선가의 5%(약 118억원)를 로열티 비용으로 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대형 조선 3사는 두 번째 한국형 LNG 화물창인 'KC-2'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합작사인 케이씨엘엔지테크(KLT)에 104억원을 지원해 내년 말까지 KC-2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252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LNG화물창 실증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KC-2 개발이 완료되고 무사히 상용화가 이뤄지면 기술 국산화를 통해 프랑스로 새는 로열티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화물창 로열티 비용을 절약한 만큼 선가도 낮아져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가격에 화물창 로열티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로열티 비용이 줄어든다고 하면 선주들도 발주할 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 선가를 낮춰달라고 할 것"이라며 "한국형 화물창이 상용화되면 한국 조선사가 만든 LNG선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이익을 발생시키는 동시에 고도의 기술력을 탑재한 선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실현되려면 첫 번째 한국형 화물창 기술인 'KC-1'이 갖고 있던 문제점을 넘어서야 한다.


    앞서 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업체들은 2013년 KC-1을 개발한 바 있다. 이후 2013년 12월 산자부 국가신기술인증을 획득하고 2014년 첫 발주를 마쳤다. 그러나 2018년 KC-1을 탑재한 가스공사의 국적 LNG운반선 2척에서 화물창 내부 경계공간 가스 누출, 이슬점 상온 측정 등의 기술적 문제점이 발생해 이후 추가 운영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화물창 기술이 개발돼도 국제적으로 상용화가 되려면 우선 우리나라 정부 기관이 발주하는 선박에 탑재해 충분한 건조 실적과 운항 실적을 쌓아야 한다"며 "척당 2000억원이 넘는 배를 누가 시험삼아 신기술 탑재된 것으로 사볼까 하는 생각을 하겠냐"고 말했다.


    이어 "LNG선은 가격도 비싸지만 한 번 건조되면 폐선되기까지 20~30년은 사용한다"며 "한국형 화물창 탑재 LNG선의 건조·운항에 대한 충분한 신뢰성이 쌓여야 다른 나라 선주들도 한국형 화물창 기술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