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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허가 받은 '렉키로나' 유럽 제약시장 경쟁력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1/16 15:52:43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본격 유럽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럽에서 처방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유일한 가운데 조만간 MSD와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도 예상되는 만큼 렉키로나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렉키로나와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 등 코로나19 항체치료제 2종의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정식허가 하루 전인 11일 렉키로나에 대해 '허가 권고' 의견을 내렸다. 허가 권고부터 정식 허가까지 단 하루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는 통상 권고부터 정식 허가까지 1~2개월이 걸리는 그간의 신약 허가 과정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럽은 미국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문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보통 CHMP에서 허가 권고 의견을 내도 1~2개월의 시간을 들여 허가를 위한 다각도의 검토 기간을 거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기간을 하루 만에 끝낸 것이다.


    EC가 승인한 렉키로나의 적응증 대상은 코로나19가 확진된 성인(만 18세 이상) 환자로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높은 환자다.


    국내의 경우 지난 9월 정식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투약 가능 대상자가 확대되긴 했으나 그 대상자가 △50세 초과 고령자 △비만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 △만성 신장 질환 △만성 간질환 △질환 또는 치료에 의한 면역 억제 상태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에 그쳤다.


    이는 최근 들어 유럽 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가된 치료제가 '렘데시비르' 한 가지밖에 없다는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측도 이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급증세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EC 차원의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제약사 MSD와 화이자가 경구형 치료제를 개발하긴 했으나 아직 유럽 승인절차는 밟지 않은 상황이며, 일라이릴리의 경우 유럽에 제출한 조건부 승인 신청을 지난주 철회했다.


    이 때문에 현재 유럽에서 처방되고 있는 치료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유일한 상황에서 이번에 셀트리온 '렉키로나'와 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가 함께 허가되며 치료제 선택의 폭이 확대되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30개국과 렉키로나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속한 유럽 허가가 결정된 만큼 수출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럽 내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치료제들과 맞붙어 렉키로나가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렉키로나가 개발 후 약 1년간 이렇다 할 수출실적을 내놓지 못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유럽 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아직 경구형 치료제의 유럽진출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은 렉키로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이번에 함께 승인받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는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먼저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의 경우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본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약물재창출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투약 방법은 렉키로나와 같은 정맥주사 방식이지만 렘데시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합성효소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로 항원을 직접 공격하는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와는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4월 유럽에서 동정적 허가 후 점차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부작용 발생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반해 렉키로나는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격 부분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유럽에서 렘데시비르의 처방 비용은 1인당 2000달러(약 236만원) 수준이다. 렉키로나의 유럽 공급가격은 아직 협상 중인 만큼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국내 처방 비용은 1인당 40만원 수준이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렉키로나의 국내 공급가격은 원가 수준으로 하되 해외 가격은 경쟁사 항체치료제의 85% 수준으로 맞춰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후 경구형 치료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렉키로나가 일정부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그간 경구형 치료제 개발로 인해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렉키로나의 수요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된 평가로 렉키로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입원환자의 경우 5일에 걸쳐 30~40알에 달하는 알약을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하는 경구형 치료제보다 60분 투약으로 끝나는 렉키로나가 오히려 편의성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경구형 치료제와 비교해 렉키로나의 경쟁력을 안전성과 빠른 효과를 꼽았다. 경구형 치료제에 비해 정맥주사형 치료제는 빠른 치료 효과를 보이며 렉키로나가 이제까지 부작용 사례가 없는 안전한 치료제라는 점이 무엇보다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실제 경구형 치료제보다 주사형이 투약했을 때 효과가 훨씬 빠르다"며 "지금같이 유럽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초기에 렉키로나를 투약하면 빠르게 중증환자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경구형 치료제로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와 비교해 렉키로나의 안전성이 크다고 볼 수 있고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렉키로나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유럽 진출 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발표된 MSD '몰누피라비르'와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중증악화 감소율은 각각 50%, 89%다. 셀트리온 렉키로나의 중증악화 감소율은 70%로 몰누피라비르보다는 우수하고 팍스로비드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좀 더 다각도의 임상이 필요하겠지만 발표된 임상결과로만 봐서는 화이자의 약보다 렉키로나가 좀금 효과가 낮아 보여도 70% 수준이면 상당히 좋은 효과"라며 "70% 감소율에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