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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볕드는 해양플랜트 시장, 조선업계는 '심드렁'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1/05 13:50:41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절대 무리한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해양플랜트의 무분별한 수주로 오랜 기간 적자에 허덕였던 만큼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또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뤄지는데다 선가 상승세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도 보수적인 수주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조선해양은 △5000억원 규모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 △8500억원 규모 브라질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6600억원 규모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등 해양플랜트 3기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1조1000억원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7300억원 규모 고정식 원유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2기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도 미인도 드릴십 1척에 대한 용선계약에 성공했고 해양플랜트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의 이 같은 해양플랜트 수주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복수의 해양설비 수주에 성공한 것이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해양플랜트 시장이 얼마나 불황이었는지 체감할 수 있다.


    해양플랜트 수주 증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발주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해양플랜트의 손익분기점은 유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연말에는 배럴당 90~100달러 가량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고정식 원유생산설비.ⓒ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고정식 원유생산설비.ⓒ대우조선해양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양 프로젝트 발주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더라도 무조건 많이 수주하는 전략은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유가 시절 조선업계는 경험이 부족했음에도 계약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를 무분별하게 수주했고 결국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적자에 시달려왔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위축되며 일감확보가 어려워지자 조선업계는 해양 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정상화에 힘써왔다.


    인력 등을 줄인 상황에서 수주 규모를 갑자기 늘리면 오히려 납기를 맞추기 어려워 과거와 같은 손실이 반복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3개의 해양 공사 수주가 현재 야드에 적당하다"며 "야드에 부하가 생기지 않는 선에서 2~3개 공사 수주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선박 시장의 상황이 긍정적이라는 점도 해양플랜트 수주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올해 연간 수주목표액을 일찌감치 초과 달성하면서 2년 반이 넘는 수주잔고를 채운 상태다.


    내년 컨테이너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노후 선박의 친환경 전환 수요까지 있어 일감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선가도 상승세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LNG선의 선가가 올랐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LNG선은 척당 2억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6월 이후 5년 만에 2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후판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었으나 조선업계가 선가에 후판가 인상분을 적극 반영하고 있고 최근 철광석 가격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워낙 외부 변수가 많은 시장이다보니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