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채권 투자자, 금리 급등 속 '진퇴양난'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1/04 15:27:26
금리 급등세가 심화되면서 최근 채권시장은 패닉장에 진입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하루새 13bp 급등하기도 했다. 비둘기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채권 보다 주식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장사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가 급등세인 국채 금리 대응을 위해 2조원 규모 긴급 매입을 언급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기 구간 금리 상승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통화 긴축 소식이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지난달 27일에는 하루새 국고 년 금리가 13bp 급등했다. 특히 해외 중앙은행들은 긴축 카드를 꺼내들면서 금리 상승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지난주 국고채 3년물 및 10년물 금리는 각각 전주 대비 20.7bp 상승한 2.11%, 15.5bp 오른 2.56%에 마감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스프레드는 단기 시장금리 급등에 따라 단기구간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약세 기조가 완연하다"며 "특히 여전채는 회사채와의 스프레드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약세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시장은 끝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올해 장사는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며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니 당장 연말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래저래 진퇴양난인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내년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크레딧시장이 신용리스크보다 시장리스크에 훨씬 심하게 휘둘린 한 해"라면서도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에는 현재와 같은 국채금리발 탠트럼(tantrum)은 잦아들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럴 경우 다시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최근 채권발행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고, 특히 신용스프레드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국채금리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서 상대적인 금리 메리트도 소멸돼 와 고민이 커졌다"
김 연구원은 "채권발행기업들의 펀더멘털은 견조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은행 분석대상 표본 중 이자보상배율 1배에 미달하는 기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라며 "문제는 이자보상배율 저하 주요인이 수익성 저하에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역시 채권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준은 4일(현지시간)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0~0.25%)를 동결했다. 기존 월간 채권 매입규모는 1200억달러(국채 800억달러, MBS 400억달러)에서 11월 1050억(국채 700억달러, MBS 350억달러), 12월 900억달러(국채 600억달러, MBS 30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발표하면서도 금리 인상은 인내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놨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은 경제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는 아니다"며 "인플레이션 원인은 노동 시장이 아닌 병목 현상과 수요 상승으로, 내년 2, 3분기에는 낮아질 것이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에 뉴욕증시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다.
윤여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으로 유동성 여건이 줄어가진 내년 상반기까지 연준 자산이 증가하고 비둘기적 파월 의장 발언은 채권 보다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며 "그렇지만 9월 FOMC 당일 연준의 매파발언에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하락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는 반대 성향을 나타내고 있어 위험자산 중심 테스트는 잔류중"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FOMC와 관련해 윤 연구원은 "테이퍼링 실시와 함께 최근 높아진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판단 변화가 주관심이었던 11월 FOMC는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며 "본 게임인 금리인상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는 선 긋기로 완화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테이퍼링 실시와 속도는 예상범위였지만, 물가와 관련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매파성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염려했지만 전반적인 톤은 비둘기성향을 유지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내년 1분기 인플레이션 부담 해소 여부를 점검하고 금리인상 시그널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여 시간은 벌었지만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돼, 금융시장 긴장감 고조의 원인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