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월세로, 빌라로...등 떠밀리는 하우스푸어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11/02 10:51:40

    정부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택지 등을 통해 뒤늦게 대규모 공급에 나섰지만 당장 아파트에서 빌라로,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까지 더해 시장의 불신이 커지는 모양새다.


    1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연립주택(빌라) 매매가격 상승률은 6.21%로 전년 동기 대비(3.51%)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빌라는 △7월 0.63% △8월 0.73% △9월 1.42% 등 급등하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2007년(8.87%)의 기록을 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빌라 매매가격이 이처럼 뛴 이유는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밀려난 실수요가 빌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서울 빌라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을 10개월 연속으로 앞섰다. 지난달 기준 서울의 빌라 매매 거래량은 2234건으로 아파트 거래량(1095건)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가격은 물론이고 전셋값까지 크게 뛰자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 수요가 빌라 매입을 서두르면서 거래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에 더해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 활성화 정책에 나서자 투자 수요까지 몰려들면서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임대차 계약 10건 가운데 4건이 월세를 낀 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총 3만3000여 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1만3000여 건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월세 비중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30.4%) 이후 △2018년(26.8%) △2019년(27.1%) △2020년(32.9%) △2021년(39.2%)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전세 매물이 품귀인 상황에서 가격까지 치솟자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 낀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매·전세대출이 제한되거나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보증부 월세를 선택하는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집 없는 실수요자들에게 갈수록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자 원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시차 요인으로 올해와 내년에 공급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당장 공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공급은 충분했는데 결과적으로 가격은 올랐다"며 "국민이 원하는 도심 직주근접의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지금 진행되는 주택 공급 사업 시기를 앞당겨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급이 필요하다고 충고했지만 정부는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수요 억제책으로 일관했다"며 "그 피해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고스란히 감당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