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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재값만 받쳐준다면"…새 출발 중형조선사 '기대 반, 우려 반'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15 09:43:39

    오랜만에 선박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중형조선사들도 새 둥지를 틀며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다만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철강재 가격 영향으로 실질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형조선사들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며 새 출발을 알렸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6년 영업적자 등 재무위기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지만, 최근 동부건설 컨소시엄 품에 안겼다.


    STX조선해양도 지난 7월 8년 만에 채권단 관리를 졸업하고 케이조선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최대주주도 채권단에서 KHI-유암코 컨소시엄으로 변동됐다.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던 대선조선도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채권단관리체제를 공식적으로 탈피하고 독자경영을 선포했다.


    최근 중형조선사들의 수주 성과도 좋아 경영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새주인을 맞은 뒤 친환경 국가어업지도선 3척을 수주했으며, 케이조선은 상반기에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인 18척 수주를 달성했다. 대선조선 역시 20척이 넘는 수주 성과를 올렸다.



    케이조선 진해조선소 전경.ⓒ케이조선케이조선 진해조선소 전경.ⓒ케이조선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총 43척(82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350.6% 증가했다. 신조선가도 상승해 수주 규모가 1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5.2%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선박 시장에서도 점차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중형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주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긍정적인 시장 전망에도 올라도 너무 오른 철강재 가격은 중형조선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와 철광석·제철용 원료탄 등 원료가격 상승 영향으로 철강 제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을 상반기 대비 톤당 40만원 가량 오른 110만원선으로 인상했다. 이에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도 후판 가격 인상분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2분기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중형조선사들은 대형조선사 대비 후판 가격 협상력이 약하기 때문에 대형조선사들보다 더 비싼 값에 후판을 구매해 손실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올해 당장 수주를 확대했다고 해도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1~2년 뒤이기 때문에 강재가격 인상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영업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강재가격 인상·주 52시간제 도입 등 어려움도 여전하다"며 "선박 건조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후판값이 안정화되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