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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금융 '新생태계' 구축…편의점서 金&食 동시 해결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08 14:41:04
실생활품을 공급하는 유통사와 재무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가 동맹을 맺고 똘똘 뭉쳤다. 막강한 플랫폼을 보유한 인터넷은행과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에 맞서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8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4대 시중은행인 하나은행과 손잡고 이르면 이달말께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미래형 혁신 매장과 디지털 신사업 추진 일환으로 송파구 잠실에서 시범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CU×하나은행 편의점(가칭)'의 이 매장 안에는 금융 서비스를 위한 전용 공간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별도로 꾸려진다. 내방객들은 이곳에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텔러머신(STM)을 통해 간단한 입출금·송금은 물론 통장·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업무와 은행원 화상 상담까지 할 수 있다.
이 점포의 인근 500M 안에는 일반 은행과 자동화기기(ATM)가 없어 금융 업무가 필요한 손님들의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간판 전면에 제휴 은행 사명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단순히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숍인숍' 차원이 아니라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시적인 목표 성취를 위해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개념이 아니라 서로의 고객망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다는 얘기다. 예컨대 하나은행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CU를 자주 방문하면 우대금리나 CU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CU와 하나은행은 서로 간의 서비스를 공유하는 구독 서비스 출시도 논의 중이다.
이같은 연합전선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일단 해당 매장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과 결과를 보고 추가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U 편의점 안에 하나은행 영업점이 들어서거나, 반대로 하나은행 영업점 안에 CU를 맞이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신한은행과 손잡고 연내 강원도에 시범 매장을 출점한다. 은행 지점이 없는 지방과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GS25와 GS프레시몰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주는 6개월짜리 콜라보 적금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지난 7월 하나금융투자가 협업해 '주식도시락'을 선보였다. 4900원짜리 도시락 안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9~10개 종목 주식 1주를 무작위로 받을 수 있게 한 이 도시락은 모두 팔려나갔다.
백화점도 금융사들이 선호하는 파트너다. 특히 카드사는 백화점 할인 혜택 패키지를 담은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위해 상주하는 영업창구를 운영 중이다.
특히 광범위한 영업망을 구축한 은행계 카드사들과 달리 전업계 카드사들은 카드모집인 외에는 별다른 창구가 없어 신규회원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더해 모집규제는 강화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업계 카드사들은 대형 유통업체에 안내데스크를 확보하는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문을 연 신세계 백화점 대전점은 오픈 초기 집객 효과를 기대하며 평소보다 많은 10개가량의 카드사 창구가 설치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를 비롯해 신한카드·씨티카드·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가 대전에는 처음 출점하다보니 지역 고객확보 일환으로 평상시보다 많은 카드사가 입점해 신용카드를 발급했다"면서 "카드 발급시 백화점 3~5% 할인쿠폰이 증정되고, 무이자할부 혜택이 담겨 있다 보니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백화점 연계 신용카드는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에선 하루 30장~50장 가량 이상 발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신규 출점한 백화점이나 사람이 모이는 계산대 근처 안내데스크는 카드사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이곳 임대료는 월평균 1000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연계 신용카드는 기본적으로 백화점 할인 혜택이 반영되되 사용자에 소비 패턴에 특화된 서비스가 탑재된다. 대중교통과 이동통신요금 및 주요 할인 등이 반영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신용카드 혜택을 활용해 자사 고객풀을 확대하는 락인(Locked_in)효과를 누릴 수 있고, 카드사는 새로운 고객망과 신규 영업 실적을 낼 수 있어 유통과 금융은 오래전부터 사업 제휴를 모색해 왔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대면 고객 활동이 규제로 인해 제한되고 점포수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밀집하는 유통 채널과 적극적으로 제휴해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이커머스사와 협업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도 카드사들이 자주 고안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