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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 '머지포인트 전액환불' 발표 배경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03 16:11:41

    11번가가 이커머스업계 처음으로 '머지포인트 구매액 전액환불'을 밝힌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고객 보호라는 선의가 반영된 경영 판단이란 호평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불 규정 통일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달말 자사를 통해 머지포인트를 산 고객에게 결제액 전체를 환불해 준다고 발표했다. 11번가 관계자는 "8월분 전액 환불 조처는 구매자와 머지포인트 가맹점의 피해 구제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대승적 차원"이라면서 "소비자 환불 이후 조처는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측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환불 대상은 행사기간 구매 고객이다. 사실상 판매는 8월10일에만 이뤄졌기 때문에 하루 판매분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집계한 바로는 이 하루 판매분은 3억원대로 추산된다.


    한 관계자는 "8월10일 11번가가 하루 판매한 머지포인트 규모는 3억원대에 불과해 결제액 규모가 크지 않아 부담없이 고객보호 일환의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전격적인 환불 결정을 통해 11번가에 대한 평판과 기업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구매층 위주로 진행되는 환불 정책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면서 "많은 고객층이 유입되어야만 생존하는 이커머스로선 비용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가 더욱 주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이미 다 쓰고 환불을 요구하는 중복 환불 문제도 있지만 고객 구제에 집중하기로 결정해 8월10일 구매자는 모두 환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같은 상품을 판매한 지마켓, 티몬, 위메프, 롯데온 등은 이미 사용한 머지포인트에 대해선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1번가의 머지포인트 '전액 환불' 결정이 시장에 혼선을 제공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있다. 11번가가 환불에 나서면서 이 사태를 책임지고 보상하고 있던 머지플러스는 즉각 환불을 멈춘 데다 나머지 판매사들도 전액 환불을 종용받고 있어서다.


    다른 이커머스업체들은 "11번가처럼 머지포인트를 머지머니로 전환한 고객에 까지 보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면서 "머지머니로 전환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선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와 같은 전격적인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속내다.


    이로써 고객 유입을 위해 가격 할인 등 출혈경쟁 중인 이커머스 업계에 '소비자 보호 경쟁'이 새롭게 전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지만 업계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당하고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포인트 사태라는 악재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