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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각·반도체 폐기물까지…폐자원 주목 현대제철, 이유는?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28 14:02:18

    현대제철이 처치곤란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제강 공정 중에는 쇳물 속 불순물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폐수슬러지로 형석을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폐기물 재활용을 위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포스코와도 손을 잡았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인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패각 폐기물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인 소결공정에 사용되는 석회석을 대체하게 된다.



    삼성전자 직원(왼쪽)이 폐수에서 추출한 무기슬러지를 들고 있다. 제철세라믹 직원이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만든 형석대체품을 들고 있다.ⓒ현대제철삼성전자 직원(왼쪽)이 폐수에서 추출한 무기슬러지를 들고 있다. 제철세라믹 직원이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만든 형석대체품을 들고 있다.ⓒ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이처럼 폐자원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각종 환경규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따라 막대한 비용 지출이 이뤄지고 있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도입 등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철강사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다만 탄소 저감 핵심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의 개발이 초기단계로 상업생산까지 이뤄지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폐자원 등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친환경 미래 제철소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버려진 패각 약 92만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약 41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폐자원 활용으로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패각 폐기물은 폐수와 분진·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활용처가 제한돼 어촌 지역에 방치돼 왔다.


    패각을 석회석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기존 활용 자원의 절약과 동시에 지역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현대제철은 연간 2만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를 폐수 슬러지로 대체하면서 형석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제철은 내달 말부터 약 1만여톤의 형석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사용량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탄소 배출 제로·친환경 제철소 전환을 달성할 수 없다"며 "극적인 변화는 없더라도 작은 부분부터 ESG 경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