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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업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경쟁 치열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28 14:00:25

    제약·바이오업계가 반려동물의약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범용적으로 사용되던 항생제 정도만 출시해 왔던 동물의약품이 점차 세분화되며 전문제약사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의 15%로 집계됐다. 가구 7곳 중 1곳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음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자 동반자로 여기게 되면서 반려동물 의료산업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조원 대, 글로벌 시장규모는 13조원 수준이며 국내와 해외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전문업체들이 출시하는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항생제 위주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특정 질병에 특화된 세분화된 치료제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동물의약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세분화된 치료제가 많지 않았다"며 "이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세분화된 치료제의 수요가 늘고있다"고 말했다.


    동물의약품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하는 의약품에 비해 안전에 대한 규제가 적고 임상단계가 단축되는 만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제약사 입장에서 쉽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보통 동물임상 단계인 전임상과 임상1상, 2상, 3상을 거치는 일반적인 의약품과 달리 동물의약품은 임상을 한 단계만 거치면 된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신약개발이 최소 5~10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동물의약품은 평균 2년 정도면 개발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허가기관도 다르다. 사람 대상 의약품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지만 동물의약품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받는다.


    이처럼 임상기간도 짧고 개발비용도 일반적인 신약 대비 절약되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세분화된 동물의약품이 적은 만큼 약가 책정에는 유리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각 사가 보유한 특화된 기술을 활용해 동물의약품을 개발, 이를 캐시카우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동국제약은 이달 14일 국내 최초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출시했다. 캐니돌 정은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에 생기는 질환과 치은염에 효능·효과가 있는 동물의약품으로 지난해 4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동국제약의 대표 제품인 치주질환 등 보조치료제 '인사돌'과 같은 추출물을 사용해 2년간의 연구기간을 들여 개발했다.


    생후 3년 이상인 반려견 80%가 치주 질환을 경험하며 치아 관리만 잘해줘도 수명이 20~30% 연장된다는 미국수의치과협회 자료도 있는 만큼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박셀바이오는 지난 23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세계 최초 반려견 전용 항암면역치료제 '박스루킨-15'의 품목허가 보완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박셀바이오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임상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품목허가 서류를 접수했지만 올해 3월 서류보완요청을 받은 바 있다.


    8세 이상 반려견의 암 발생률은 50% 이상으로 사람보다 높은 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반려견 전용 항암제는 없어 반려견이 암에 걸렸을 시 사람이 사용하는 항암제를 용량만 조절해 투여하고 있다. 이번에 박스루킨-15가 반려동물 전용 항암면역치료제로 승인될 시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셀바이오는 향후 해외진출도 염두해 두고 내·외부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도 동물치료제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최근 동물임상에 착수했다. 해당 물질은 약물 재창출 방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GLS-1027(제누졸락)'이다.


    제누졸락은 과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조절제로 현재 실험동물인 개에서 자가면역성 포도막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지 평가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코넬대 수의과대학의 수의 안과 그룹이 주도해 여러 기관에서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눈가림 연구로 진행 중이다. 치료 효능을 평가하는 개념 증명 연구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해 사람을 대상으로 GLS-1027의 비감염성 포도막염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 신청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물의약품 시장이 불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단지 반려인구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동물이 병들었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병증에 대한 치료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되는 치료제들은 '최초'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