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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넘겼지만"…어깨 무거운 두산중공업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27 13:50:17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두산그룹이 급한 불을 껐지만 두산중공업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두산그룹 정상화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실적 및 재무 상태가 두산그룹 미래를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체제 조기졸업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2020년 6월 한국수출입은행 및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3조원을 긴급 지원 받는 대가로 3년 만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두산타워·두산모트롤BG·두산솔루스·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자산 및 사업을 매각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1조6000억원 가량을 상환했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도 수령해 차입금 규모는 7000억원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올해까지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면 1년 6개월 만에 졸업하는 것으로 역대 최단기간 졸업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두산중공업 창원 풍력 2공장 전경.ⓒ두산중공업두산중공업 창원 풍력 2공장 전경.ⓒ두산중공업


    두산그룹의 당장의 재무부담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안고 있다. 주요 현금창출원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면서 두산중공업이 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두산그룹 전체 매출에서 건설기계 부문이 47%를 차지했었으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31% 가량을 책임진 두산중공업의 비중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두산중공업도 화력·원자력 발전설비 등 주력 사업의 수주부진으로 일감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2015년 이후 최저치인 12조5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는 10월부터 정부와 지자체·공공기관이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하면서 두산중공업의 해외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산중공업도 신사업을 육성하며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다. 미래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한 수소액화플랜트·수소터빈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발전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미 원전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미국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제는 수소·해상풍력·SMR 등은 차세대 에너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상풍력 기자재·SMR 기자재 및 설계용역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규모가 아닌데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익보다 비용 지출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2분기 두산중공업은 2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전환 추세에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 앞으로의 실적을 예단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두산중공업의 차입 규모가 자체 영업활동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BBB-(부정적)으로 유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에서 두산중공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의 실적·재무상태가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두산중공업이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얻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