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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값 인상 초읽기…식품업계도 가격 인상 '눈치 게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13 15:18:46

    우유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 시기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 초 한 차례 식품업계 가격 인상 러시가 있었던 만큼 연이은 인상에는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낙농진흥회가 이달 1일부터 원유가격을 ℓ당 21원 올린 947원으로 결정함에 따라 이달 말부터 실제 인상된 원유가격이 우유가격에 반영될 예정이다.


    유업계가 매달 1~15일치 원유대금을 20일께 지급함에 따라 아직 낙농진흥회가 인상된 원유값을 유업계 측에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 인상을 우려해 정부에서 낙농진흥회 측에 원유가격 인상을 유보하자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는 이미 낙농진흥회가 한 차례 원유가격 인상을 유보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원유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이 우유가격 인상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건비를 비롯한 다른 원자재가격 상승 요인도 있어 우유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말했다.


    우유가격 인상이 코 앞으로 닥쳐오자 우유를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우유 사용량이 많은 제과·제빵업계와 커피업계, 빙과업계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식품업계가 한 차례 무더기 인상을 진행한 전적인 있는 만큼 우유가격 인상으로 또 다시 가격을 올리기에는 부담이 따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제빵업계의 경우 올해 CJ푸드빌 뚜레쥬르와 SPC 파리바게뜨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제빵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따라 우유 사용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올해 초 한차례 가격 인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제과업계는 상반된 반응이다. 앞서 해태제과가 이달 1일 대표과자 가격을 평균 10.8% 올린데 이어 롯데제과도 전일 내달 1일부터 과자 등 11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2% 올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리온은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빙과업계는 경쟁사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빙그레와 롯데푸드 등 모두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안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섣불리 먼저 발표하기는 꺼려하는 모양새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눈치를 보는 있다"라며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라고 보지만 경쟁사가 먼저 발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유 가격이 인상은 당연히 빙과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며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우유 가격 인상이 결정된다면 그것이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FTA 전면 개방되면 B2B 시장 수입산 우유로 대체될 것


    현재 우리나라의 원유는 '원유 가격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낙농가로부터 유업체가 사들이는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다.


    원래 원유의 가격은 낙농업체와 유업체 간의 합의를 통해 결정됐으나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 우유 납품 중단, 단식 농성 등 심각한 갈등이 초래돼 2013년 이 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현재 이 제도로 인해 국내 생산량이 늘어나 우유가 남아도 소비자들은 우유를 싸게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심지어 국민들의 우유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음에도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


    국내는 소규모 낙농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료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원유가 가장 비싼 국가다. 호주와 뉴질랜드와 비교하면 약 3배 비싼 수준이며 미국과 비교해도 약 2배 가량 비싸다.


    이같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2026년부터 유제품이 무관세로 유입되면 전체 흰우유 시장의 약 15%를 차지하는 B2B 시장이 수입산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우유에 소비기한 표시제가 적용되면 소비기한이 6~10개월에 달하는 멸균우유는 충분히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품질면에서 수입산 우유가 국산 우유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격 경쟁력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수입산으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과업계 역시 품질에 이상이 없다면 소비자가의 인상 요인이 되는 비싼 국산 우유 대신 수입산 우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멸균우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FTA가 전면 개방되서 관세 문제도 해결되면 수입우유 사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쿼터제를 통해 낙농가로부터 원유를 의무적으로 구매하고는 있지만 국산 원유가 품질면에서 수입산과 비교해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수입산 우유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B2B 시장은 사실상 수입산이 대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