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요리에 나선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 손쉽게 요리에 완성도를 높여주는 각종 소스를 비롯해 화제가 된 인기 레시피를 제품화한 밀키트까지 식품업계 '홈쿡족' 공략이 눈길을 끈다.

2일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소스류 시장규모는 1조3702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국내 소스류 시장이 향후 5년 내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식경기가 위축되며 소스 시장의 기업 간 거래(B2B)는 줄었지만 일반 소비자 매출이 증가하며 기존보다 한층 다양한 소스의 출시가 늘어난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먼저 라면업계는 감칠맛 나는 비빔면 소스를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소스로 변형해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비빔면 시장 1위의 팔도가 가장 먼저 '팔도비빔장' 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삼양식품이 불닭소스를 출시, 올해는 농심도 시장에 뛰어들어 '배홍동 만등소스'를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빔밥이나 회덮밥 등의 비빔소스는 물론 해산물과 육류 등의 볶음소스, 삼겹살이나 회를 찍어 먹는 디핑소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농심은 이번에 만능 소스를 출시하며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빔면의 소스보다 점도를 높이면서 매운맛을 살린 결과 출시 120일 만에 2500만개를 판매했다.

스파게티 소스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토마토소스가 주를 이루던 기존과 달리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소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서양식 브랜드 폰타나는 최근 '로스티드 갈릭 화이트라구' 스파게티 소스를 출시했다. 로스티드 갈릭 화이트라구 파스타소스는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볶은 마늘을 듬뿍 넣어, 풍부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유럽 정통 방식으로 밀가루를 버터에 볶은 '화이트 루(Roux)'와 휘핑크림으로 진한 풍미를 살렸다.

스파게티 소스 시장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상 청정원도 유럽 정통 파스타의 풍미를 구현한 소스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식 '베이컨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와 프랑스식 '비스크 로제 스파게티 소스'는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수준 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기존에 스파게티 소스 시장에 없던 새로운 메뉴를 발굴해 상품화했다. 스파게티 면을 삶아 소스와 함께 살짝 볶아내기만 하면 전문점 못지 않은 근사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SPC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계열사 SPC GFS는 지난달 우리식품과 소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갈릭디핑소스, 돈까스소스 등을 시작으로 총 10여 가지의 소스를 개발해, B2B 채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45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1만6000m² 규모의 채소가공·소스 생산공장(SPC프레쉬푸드팩토리)을 짓고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SPC그룹은 소스 시장 성장 등 공급량 증가에 따라 올해 하반기 소스 생산라인을 2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요리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뿐 아니라 번거로운 준비과정 없이 바로 요리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밀키트' 제품도 있다.

SNS 등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를 따라 해보고는 싶지만 요리에 전혀 자신이 없는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마이셰프는 농심과 함께 SNS에서 MZ세대 사이 인기 레시피로 입소문을 탄 '청양그림 사리곰탕 파스타' 밀키트를 출시했다.

청양크림 사리곰탕 파스타는 설렁탕을 모티브로 개발된 농심의 '사리곰탕' 라면에 우유와 치즈, 청양고추를 넣어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콤함과 진한 크림의 꾸덕함을 담은 제품이다. 5개월 전 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농심의 스프 개발 팀장이 소개한 요리로 관련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400만회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셰프는 해당 레시피를 별도 검색이나 계량 없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사 노하우를 담아 가장 맛있는 식재료 비율을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쿠캣마켓도 SNS 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레시피를 토대로 '쿠캣마켓 김치닭쫄면'과 '쿠캣마켓 스노우콘치즈새우' 밀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두 제품 모두 쿠캣의 유튜브 채널 '쿠캣'을 통해 높은 인기를 끈 콘텐츠를 상품화하여 출시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하는 식사가 늘어나며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이색 레시피들이 MZ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며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에 질린 이들이 '홈쿡족'으로 진화하며 이들을 위한 제품 출시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