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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말기 할부수수료 반값에…서호성 행장 'KT 시너지'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02 15:28:34

    케이뱅크 스마트폰 전용 신용대출 상품이 기존 이동통신사의 할부수수료율(연 5.9%)을 '절반' 가량으로 낮춰 주목받고 있다. 금리의 소수점 둘째 자리만 변해도 체감폭이 상당한 저금리 시대에 어떻게 이 같은 파격적인 상품 설계가 가능했을까?


    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론 신용대출'은 금융업과 통신업의 취약점을 상호보완해주는 절묘한 한 수로 분석된다. 이는 케이뱅크와 KT의 콜라보 상품으로, 기존 할부 고객을 포함해 KT 단말 할부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대상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하는 경우 할부수수료 연 5.9%가 부과되지만, 케이뱅크 스마트론을 이용하면 할부수수료 대신 연 2.99%의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100만원 상당의 단말기를 24개월 할부로 구입한다면 2년 동안 할부수수료가 약 6만2000원이 부과되지만, 스마트론을 이용하면 약 3만1000원이 청구돼 이자 절감률이 49.8%에 달한다.


    최대 한도 200만원까지 제공되는 소액대출이라고 해도, 절대적 수치인 이자율을 반으로 줄인 것은 타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도다. 나아가, KT그룹이 자회사로 금융사인 케이뱅크를 갖고 있기에 선보일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할부수수료율 5.9%는 어떻게 구성될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각 통신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단말기 보증보험료율은 사별로 1.59~3.17%, 자본조달비용은 1.89~5.81%, 단말 할부 관리비용은 2% 수준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최소 5.48%에서 최대 10.98% 수준이다.


    단말기 할부 서비스는 무담보·무신용으로 모든 고객에게 제공된다. 만약 할부금을 체납, 미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은 통신사의 손실이 된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이통사는 단말기 할부 채권에 대해 SGI서울보증의 신용보험에 가입한다.


    또 이통사들은 단말기 할부 구매 고객을 대신해 제조사에 판매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할부 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증권시장에서 일시불로 회수한다. 채권에 할인율을 적용받고 이자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자본조달비용이 발생한다.


    SK텔레콤이 5.9% 할부수수료율을 도입한 2009년 2월과 2021년 현재의 기준금리를 비교하면 2.50%에서 0.50%으로 크게 낮아졌음에도 요율에 변동이 없는 이유다. 통신사들은 신용에 상관 없이 전 고객에게 할부 서비스를 제공해 불가피한 구조라고 항변하나, 소비자계의 지속적인 비판이 이어져왔다.


    KT는 케이뱅크를 통해 여타 통신사들과 차별화가 가능해졌다. 통신사의 할부 서비스를 금융사인 케이뱅크의 대출상품으로 치환함으로써 이 같은 부가비용 발생 요인이 소멸된다는 점에서다.


    케이뱅크가 차주의 신용을 평가한 후 대출을 실행함으로써 서울보증보험의 신용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수입원 여부와 최소한도의 신용을 평가하는 만큼 부실 가능성이 예견되는 수요자를 가려낼 수 있다.


    은행으로서 가지는 수신 기능 덕분에 자금조달비용도 대폭 줄어든다. 케이뱅크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해 0.1%의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식 자금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로 인해 평균 조달금리는 지난해 4분기 1.27%에서 올 1분기 0.66%로 절감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 2.99% 이율로 스마트론 대출을 내줄 수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 역시 수신과 여신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4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2조14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원 넘게 늘어난 반면, 여신 잔액은 4조6800억원으로 85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당장 돈 내줄 곳이 필요한 케이뱅크에 스마트론은 KT와의 시너지 창출 측면도 부합하는 전략적 상품인 셈이다.


    올 2월 취임한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의 기조와 케이뱅크 여신팀의 개발력이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 행장은 "그룹사 시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단말기 할부는 신용등급을 판단하지 않고 나가 금리가 좀 있었지만, 당사 상품을 이용하면 2.99%의 저리로 나간다"며 "한도가 200만원으로, 대출이라 해서 신용등급에 변동이 있는 식으로 보편적으로 가진 않아서 할부 서비스보다 대출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신청을 하면 빠르게 자격요건이 되는지를 체크하는데 급여소득이 있는 분은 대부분 할 수 있다"며 "BC카드와도 심플카드를 출시하는 등 KT 계열사와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