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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가편' 철강업계 "신재생에너지, 길게 보고 간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9/01 15:12:33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연일 거두고 있는 철강업계가 당장의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아직 그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등과의 협업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 및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세계 2위 태양광 발전설비 제작사인 미국 Array Technologies Inc(ATI)와 협약을 맺고 특수 철강재를 2023년까지 약 20만톤 공급할 예정이다.
세아제강지주는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서의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 현지에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 생산공장 건립·설비 구축을 위해 3년간 약 4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외에도 포스코·현대제철은 수소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현대차그룹 등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업계가 지난 2분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철강산업이 직면한 위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다소 살아나면서 올해 공급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지난 수년간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철강산업이 대표적으로 탄소다배출 업종이기 때문에 탄소중립 추세에 사업 환경은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반면 신재생 관련 시장은 글로벌 각국의 투자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BNEF에 따르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매년 505GW 신규 풍력 발전·매년 455GW 태양광 발전이 추가돼야 한다. 그만큼 태양광·풍력의 건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사들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기업 또는 해외 정부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세계 2위 태양광 발전설비 제작사와 손잡고 프로젝트 설계단계부터 포스코의 제품 규격을 채용하도록 공동 대응하고 태양광 구조물과 부속품 설계 등 이용 관련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선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8월 영국 정부와 협약을 맺고 영국 정부 주도 해상풍력발전사업 밸류체인 중 유일한 모노파일 제조사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1000GW 규모 풍력 및 태양광 보급에 20년이 걸릴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시장 정착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철강사들은 이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과 협업하거나 국가 주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리스크는 줄이고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 등 혹독한 환경에서 소재 성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공급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코는 ATI와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톱 10 태양광 발전설비 제작사들로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고, 세아제강지주 역시 영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납품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해상풍력 모노파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눈에 보이는 당장의 성과는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겠지만 신재생에너지 생태계에 정착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장에서 기회가 더 많아지겠지만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초 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