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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앞둔 조선·해운사, 엇갈린 명암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30 14:58:33

    상장을 앞둔 조선사와 해운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후판값 인상 여파로 상반기 적자전환해 예상보다 기업가치를 낮게 산정했다. 반면에 SM상선은 해운업 초호황에 높은 몸값이 기대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연결 기준 39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9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대규모 적자전환이다. 상반기 매출액은 3조9349억원을 기록했다.


    후판 가격 인상을 감안해 충당금을 미리 설정한 것이 적자전환의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후판 비용은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큰 비용이다. 상반기 톤당 70만원대였던 후판 가격이 하반기 100만~110만원 가량으로 오를 것을 감안해 충당금을 미리 회계에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 악화가 상반기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은 증권신고서에서 "후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당사가 신규 수주 선가에 후판 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지난 2019년,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에 이어 2021년 연간으로도 당기순손실을 시현할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 할인 요소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은 희망 공모가를 5만2000~6만원으로 책정했다. 공모가 상단인 6만원을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5조3263억원이다.


    그동안 증권가에서 현대중공업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6조원 이상으로 추산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2~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다.


    반면에 SM상선은 2분기 사상 최고 실적과 업황 호조에 고평가가 기대된다.


    SM상선은 2분기 해운·건설부문 별도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3778억원, 영업이익 173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16.7%, 영업이익은 29.2% 증가했다.


    해운부문 별도 실적만 보면 2분기 매출액 3700억원, 영업이익 1729억원으로 2017년 SM상선 출범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해운부문 영업이익률은 46.7%에 달했다.


    SM상선의 실적 호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해운업 성수기를 맞아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선박 공급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출 선박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운 운임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7일 기준 4385.62로 전주 대비 45.44포인트(1.05%) 상승했다. 5월 14일부터 16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SM상선의 코스닥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운 운임 급등에 실적 개선세가 더 커지면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M상선은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제외하면 미주 노선을 운영하는 유일한 해운사이기 때문이다. 미주 노선은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항로로 SM상선 해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