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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 맞은 조선업계, "R&D 비용부터 모으자"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23 16:21:34

    조선업계가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수주 낭보를 잇달아 전하는 등 간만에 호황을 맞았지만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하기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공모 자금은 최대 1조800억원 규모에 달하며 9월 안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발행 주식 수는 2억5000만 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19일이다.


    이처럼 조선사들이 앞다퉈 자금 마련에 나서는 이유는 올해가 미래 선박 개발 토대를 다지는 데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조달한 자금을 수소·암모니아선박 등 친환경 미래선박 및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동안 조선업계는 장기 불황에 허덕이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술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데 부진한 실적 탓에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았다.


    아직까지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에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등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데다 선가도 상승세를 보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고 있다.ⓒ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고 있다.ⓒ삼성중공업


    미래 선박 기술 개발이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LNG·LPG 연료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최근 수주 러시로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LNG·LPG 추진선도 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IMO의 환경규제는 갈수록 강화돼 2050년에는 현재 친환경 선박이 더 이상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수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암모니아 추진선·수소연료전지 선박 등이 미래 선박으로 꼽히면서 유럽·일본 등에서는 관련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다.


    원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나 자율운항 등 미래 기술을 적용한 선박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 LNG 등 친환경 선박에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