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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교회 '맞손'…헌금바구니 디지털화 '정착중'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23 16:20:27

    교회 예배에서 '헌금바구니 돌리기'의 디지털화가 완연한 정착 분위기다. 은행의 간편이체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헌금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배에 적합한 수단인 것은 물론, 교회의 주된 분쟁 요인인 재정문제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소망교회가 은행권의 디지털 헌금납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소망교회는 하나은행의 자금관리서비스(CMS)에 기반한 '하나원큐 모바일헌금' 업무 협약을 맺었고, 여의도순복음교회는 KB국민은행의 헌금납부 서비스 '디지털헌금 바구니' 앱에 등록했다.


    하나원큐 모바일헌금 서비스는 교인 등 종교단체 회원들이 쉽고 편리하게 헌금을 할 수 있도록 △교회 자체 앱 △교회 홈페이지 내 헌금하기 배너 △SMS △QR코드 등으로 접속해 헌금이 가능한 웹 서비스다. 하나은행 계좌뿐만 아니라 타행 계좌를 이용하는 교인들도 간편비밀번호(6자리 숫자) 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교회는 CMS 프로그램을 통해 헌금내역을 실시간 정산하고 재정관리 프로그램으로 자동연계해 관리업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교인과 교회 모두 이체 및 이용관련 수수료를 면제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교회에 힘을 보탰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헌금 바구니는 헌금봉투의 색상, 성경문구 설정 등을 통해 실제 헌금봉투처럼 구현했다. 성도는 기도제목 작성 등 감사의 마음과 헌금을 간편한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고, 종교단체는 헌금 내역, 기도제목 등을 편리하게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 같은 은행들의 비대면 헌금 서비스는 지난해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5만여곳에 달하는 전국 교회 중 수십여곳만 이용해 반응이 미약했었으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헌금 바구니에 등록한 교회는 지난해 70여곳에서 현재 290여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온라인 예배와 헌금 문화에 일찍 적응한 교회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도 빠르게 극복하면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지난해 헌금액이 2019년에 견줘 20%가량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0%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교회들이 '신과 인간이 교류하는 자리'로서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으나, 비대면 예배를 통해서도 '성령충만'을 받고자 하는 교인들의 수요에는 일치하지 않는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 목회자의 73.0%가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교인들은 '온라인 또는 가정 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가 66.3%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의 디지털 헌금 서비스는 모든 입출금 내역이 기록으로 남는 만큼, 재정이 투명한 교회를 원하는 교인들의 충성도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교회분쟁 상담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재정문제였다.


    은행 역시 많은 수의 교인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통해 종교단체의 재정정보를 바탕으로 교인들에게 더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교회를 대상으로 한 금융 플랫폼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아직도 절대적 규모로 보면 온라인 헌금을 채택하지 않은 교회가 대다수라는 점이 과제다. 중소형 교회는 오프라인 헌금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비대면 예배 자체를 꺼려하는 경향이 크고, 중장년 및 고령층들에 대한 최소한의 디지털 교육도 필요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교회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서 교회는 이에 대처를 잘해야 하지만 동시에 고령층 교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교육을 하거나 시연을 해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중고생 또는 청년층과 고령층을 1:1로 매칭해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 봄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