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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의 사이드킥 '26주적금'…흥행불패 이유는?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18 16:24:10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 사이드킥(주인공의 지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은행은 큰 비용 부담 없이 높은 트래픽을 유지할 수 있고, 고객은 적금액 대비 높은 효용을 얻으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17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6주 적금을 통해서 발생되는 비용들은 전부 파트너사들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카뱅의 26주 적금 관련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는 파트너에게 청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카뱅이 26주 적금에 투입하는 비용은 이자 지급액과 부수적인 마케팅 비용 정도가 전부다. 특히 26주 적금의 상품 구조를 보면 이자 지급액 부담도 크다고 볼 수 없다.


    정기적금이란 일정금액을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해 예치기간에 따라 이자를 받는 금융상품으로, 초기 납입액에 더 많은 이자가 붙는다. 그런데 26주 적금은 초기 납입액이 적고 후기 납입액이 많아지는 '증액 적금' 구조다. 초기 납입액에 1.1~1.3%의 금리를 적용하고, 최고금리로 제시하는 1.6%은 마지막 주인 26주에야 제공된다. 이자만 놓고보면 체감이 크지 않다는 소비자들 반응은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카뱅 26주 적금은 흥행불패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이자 자체보다 부가혜택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8월 10일 오전 9시 30분에 출시한 세 번째 시리즈인 '26주적금 with 해피포인트'는 12일 오전 6시 기준 이틀만에 누적 계좌개설 좌수 15만좌를 돌파했다. 카뱅에 따르면 이마트와 함께 한 첫 번째 26주적금이 2주 만에 총 56만좌 개설됐는데, 해피포인트 26주적금은 비슷한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26주적금 with 해피포인트는 자동이체 납입 성공 시 총 7회에 걸쳐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해피오더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과 혜택을 준다. 적금 가입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100% 당첨되는 경품 추첨 이벤트도 마련했다. 적금 가입기간 내 발급된 할인 쿠폰을 모두 사용할 경우 해피포인트앱 신규 회원은 1만 해피포인트, 기존 회원의 경우 3000 해피포인트가 추가로 제공한다.


    이런 부가혜택은 이자 총액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저금리 시대에서 소비자들이 시중은행 적금에 대한 매력도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6주적금이 반사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초기 납입액이 적은 점이 오히려 진입장벽을 낮추고,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재미요소 등을 부가한 점이 흥행력을 추동하고 있다.


    SPC그룹은 기꺼이 부가혜택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수한다. 카카오뱅크와 협력하면 신규 가입자 확보는 손쉬워서다. 카카오뱅크는 단일 앱으로 월간순이용자수(MAU) 1400만에 달하며 이는 국내 은행 앱 1위, 국내 전체 앱 14위 수준이다.


    특히 SPC그룹의 경우 해피포인트 멤버십을 키우고 싶어한다. 배스킨라빈스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서도 할인쿠폰 지급 이벤트를 자주 하는데, 해피포인트 앱 가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자사 멤버십을 강화해 유통업 생태계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카뱅 역시 다양한 생활 접점에서 주거래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플랫폼 지위도 더욱 공고해진다. 고객-카뱅-제휴사 3자가 모두 이익조건을 충족하는 한 카뱅 26주적금의 흥행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희는 고객분들이 저축과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혜택을 누리실 수 있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저희 목표는 더 많은 고객이 자주 카뱅을 이용하는 것으로 향후에는 어떤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나가는지 지켜봐 주시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주적금 및 미니 등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는 시장의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트래픽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적어도 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금융 플랫폼 위상을 흔들만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