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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오픈 앞둔 대전신세계 '우아한 쇼핑 신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8/17 14:47:40

    14일 오후 12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신세계백화점 대전점 공사현장. 과학 관련 기관과 공공시설이 즐비한 지역 한 가운데 위치한 대전신세계는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지 택시기사는 "과학 관련된 기관이 밀집된 이 지역에 백화점이 들어선다는 것이 아직은 낯설다"면서 "신세계백화점이 어떤 모습으로 개점할 지 대전시민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수년간 손 놓고 있던 대전엑스포 부지에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과학'이란 이색적인 컨셉트를 쇼핑공간에 녹인 첫 시도다.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는 이름처럼 예술성과 지성미를 동시에 품은 쇼핑 공간으로 고객과 만날 준비에 바빴다.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 내부 공간. ⓒ사진=김남희 기자


    1층은 여느 백화점처럼 명품들이 자리할 것으로 보였다. 입점이 예정된 구찌 등의 명품 로고가 한눈에 들어왔다. 앞서 신세계는 구찌를 비롯해 펜디,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토즈, 발렌티노, 셀린느, 몽클레르, 페라가모, 버버리 등 럭셔리 브랜드 70여 곳의 입점을 예고했다. 이는 신세계 전국 13개 점 중 두 번째로 큰 대구점보다도 더 많은 명품 브랜드 수다.


    다만 자신만의 '백화점스러움'을 표현하는 신세계의 익숙한 스타일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은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베이지톤의 인테리어와 고급 대리석 벽면으로 신세계가 즐겨 보여주는 '백화점 문법'을 따르고 있었다.


    더현대서울이 자연친화형 미래백화점을,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탁 트인 갤러리형 점포를 구현한 것과는 달리 신세계는 '럭셔리한 쇼핑공간'에 집중했다.


    여성패션 층으로 짐작되는 2층은 산드로, 질 스튜어트, 톰 포드 등의 눈에 익은 브랜드가 로고를 달고 있었다. 역동적인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현란한 전광판도 시선을 끌었다. 또한 층층마다 카페 브랜드가 자리해 쇼핑 동선에 틈틈이 휴식공간을 반영했다.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 내부 공간. ⓒ김남희 기자.


    공간의 백미는 고대 로마 건축물을 본 따 만든 4층이었다. 둥근 아치형 구조의 건축은 마치 로마의 판테온과 그리스 신전을 방불케 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 보티첼리의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조형물도 눈에 들어왔다. 쇼핑 공간을 고대 신전과 오버랩 하면서도 컨템포러리한 컨텐츠를 반영한 기획자의 의도가 엿보였다.


    이 공간에 대해 예술계 한 관계자는 "로마 콜로세움이 연상되는 건축 구조와 고대 로마시대 분위기를 건축과 인테리어에 반영해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신화 이미지를 즐겨 차용하는 신세계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더현대서울과 롯데동탄점이 뚫린 천장을 통해 자연 채광을 가득 흡수하는 것과는 달리 신세계는 전형적인 ‘닫힌 천장’을 고수했다.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 내부 공간. ⓒ김남희 기자.


    다만 조명이 뿜어져 나오는 돔 천장은 신세계만의 분위기와 쇼핑에 집중할 수 있는 감성을 자아내고 있었다. 돔 천장은 건축 기술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으로 건축기술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신세계갤러리도 매장 한 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트 관련 새로운 컨텐츠와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백화점이 강조하는 대전신세계의 시그니처 시설은 높이 193m 전망대인 '디 아트 스페이스 193'이다. 예술을 접목한 세계 유일의 아트 전망대인 이곳은 개장과 함께 덴마크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특별전이 열린다.


    신세계 자체 브랜드 '호텔 오노마, 오토그래프 컬렉션'도 바로 옆에서 문을 연다. 신세계에 따르면 대전신세계 출점을 위해 탄생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텔 오노마는 대전시의 관광 개발 방향성에 부합하기 위해 대전 최초 5성급 호텔로 지어졌다.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 내부 공간. ⓒ김남희 기자.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일대가 ‘과학밸트’라는 특화단지인 만큼 유동인구가 좀처럼 눈에 띠지 않아서다. 물론 인근에 국제컨벤션센터가 있어 상생할 수 있지만 과학 기관과의 시너지와 풍부한 방문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 활성화 등이 풀어야할 것으로 보였다.


    대전시는 대전신세계가 중부권 최대 쇼핑문화공간으로서 과학관광, 5성급 호텔 등 주요 키워드와 결합해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 이상의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대전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의 13번째 점포이자 2016년 12월 대구신세계 개점 이후 5년 만의 새 점포다. 백화점과 아쿠아리움, 스포츠 테마파크, 영화관 등 엑스포 타워를 합쳐 연면적 약 8만6000평(28만4224㎡)에 이른다.


    지하 1층에서 지상 7층으로 이뤄진 백화점은 영업면적 2만8100평(9만2876㎡)로 신세계백화점 중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에 이어 세 번째로 넓다. 한개 층 면적은 최대 3800평으로 신세계 최고 매출 점포인 강남점(2000평)보다 넓다.


    이런 대전신세계는 충청권 대표 복합쇼핑문화공간 본좌 자리를 겨누고 있다. 기존 중부권 쇼핑 터줏대감인 갤러리아타임월드점과의 한판 승부도 예고돼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신세계는 럭셔리한 쇼핑 공간이라는 백화점 본연의 기능을 최적화했다"면서 "고객들이 충분히 쇼핑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오는 27일 개점을 앞둔 대전신세계백화점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 외관. ⓒ김남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