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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그 가게, 잘 되던데…" 투자 가능해진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09 14:38:14
우리동네 단골집이 소비만 하는 곳이 아니라 목돈을 안겨다주는 투자처가 된다. "맛있게 참 잘하는 집인데"와 같은 생활정보가 곧 투자정보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온투업) 플랫폼을 통해 이 같은 상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9일 정부의 '2021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내용을 보면 동네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역 주민 등이 지역 소상공인에 직접 투자하는 '지역기반 상생형' 크라우드 펀딩을 올 11월부터 시범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안을 보면 △지역신용보증재단(신보)에서 소상공인을 선별하고 △지역신보와 협약을 맺은 P2P업체에서 지역주민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해 △소상공인에게 대출이 실행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기존 중금리대출에 의존하던 소상공인은 비교적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P2P금융은 플랫폼에서 돈이 필요한 차입자와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 기존 금융사처럼 인건비, 운영비 등이 크지 않아 그만큼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실제 소비자인 지역주민의 인지도 제고로 사업 성공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고, 지역주민에게 지역발전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는 순기능도 기대된다.
중소기업이 P2P금융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며 기업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던 사례가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8퍼센트의 경우 이태원 '심야식당', 서래마을 '더페이지', 광화문 '파워플랜트' 등 미식가들의 호평을 얻는 다수의 외식업체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무리했다.
온투업계에선 최근 법제화에 이어 공공과 협력함으로써 제도권 금융사로 기능하는 실질적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분위기다. P2P금융 역사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긴 영국·미국은 정부와 금융사가 P2P기업과 협업해 서민금융을 지원해왔다.
국내에서도 P2P금융 플랫폼에 올라온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노란우산공제, 중소기업공제 등이 일정 비율로 대응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KDB산업은행과 역할이 비슷한 영국기업은행(BBB)은 BBB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P2P금융기업 펀딩써클(Funding Circle)이 취급하는 대출에 약 1억6500만 파운드를 투자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영국 소재 소상공인 대출에 투자하는 1억5000만 파운드(한화 약 2,200억원) 규모로 추가 정책 자금을 설정했다.
또 영국은 2016년 4월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P2P투자를 할 경우,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ISA에 제도적으로 편입된 이후 영국의 P2P금융시장 규모는 1년 만에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룬 바 있다.
다만 지역기반 상생형 크라우드 펀딩도 투자상품인 만큼 부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사가 잘 되는 가게라도 다양한 외생변수로 사업이 기울기도 한다는 점에서다.
정부가 밝힌 안을 보면 투자 대상이 되는 소상공인은 지역신보가 선별하고, P2P업체에 리스트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해당 소상공인이 대출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면 P2P업체와 투자자 모두에게 손실이 올 수 있다. 이 같은 리스크 완화를 위해 지역신보가 투자금액의 일부를 보증해주기는 하나, 공적정책으로 인해 민간에 손실이 일부 전이될 수 있는 셈이다.
P2P업계 관계자는 "영국의 경우 정부가 직접 P2P금융사들에 자금을 풀어 소상공인들에 대출을 집행한 선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