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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보험' 본격 출시…"이건 꼭 따져봐야"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05 14:51:44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보험업계에서 '백신보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혈전증, 구토·오한·발열 등은 정작 보장에서 빠져 있어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을 최초로 탑재한 삼성화재의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이 지난달 말 만료됐다. 일종의 '특허권' 성격인 배타적 사용권 유효기간이 만료되면서 타 보험사에서도 아나필락시스 특약·미니보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아나필락시스란 항원과 항체 면역 반응으로 전신에 급격한 신체 반응이 오는 것으로, 음식·약물·곤충·운동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원인 노출 후 30분 이내에 호흡기·순환기·소화기·피부에 일어난다.
아나필락시스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이에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이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상품 형태 및 보장은 각 사별로 차이가 있다.
미니보험 형태로 출시한 하나손보,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보가 기존 상품에 특약 형태로 보장하는 것이 아닌 단독 상품을 개발했다. 이 외에는 기존 상품에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보험사에서 보험 개발 및 보장 탑재를 서두르고 있지만 가입 전 상품 형태 및 담보 세부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쇼크를 담보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혈전증이나 구토·오한·발열 등 경증 증상에 대해서는 대부분 보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존 보험에 특약 형태로 가입하는 경우 '최초 1회'나 '연간 1회' 등 단서 조항이 붙기 때문에 이마저도 반쪽짜리 보장일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은 주로 건강보험에 탑재돼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이 2차례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1회 접종인 얀센을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 전 과정에 대한 위험을 가입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가입하려 해도 유의할 점은 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무료 가입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데, 이는 고객 DB 확보 목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백신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보험사가 잠재 고객의 신상이나 질병 노출도를 알 수 있고, DB가 통상적으로 6~1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무료 가입을 빌미로 가입자의 DB 확보를 위해 마케팅 동의를 받을 수 있다.
보험사가 공익적 차원을 위해 출시하기보단 잠재 고객 확보 및 데이터베이스 판매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 백신보험 가입 후 추가 보험 상품 가입 권유 등 '업셀링(Up-Selling)'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백신 부작용은 통상적으로 20·30대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신규 데이터 베이스'를 얻기에 용이하다. 결국, 공익적 차원 보다는 보험사의 이해가 맞아 출시하게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백신보험'은 엄밀히 말하면 '아나필락시스 특약'이라고 부르는 게 옳다"며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심이 커 마케팅에도 이를 반영하고, 광고도 이런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