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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4대 코인거래소…중소거래소 '발동동'
출처:MundoMarítimo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01 14:44:26
이른바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가 '트래블 룰’(Travel Rule)에 공동 대응할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소 거래소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4대 거래소는 향후 가상자산사업자 인가를 받는 거래소들도 조인트벤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중소 거래소들은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다. 중소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4대 거래소의 이번 행동이 자신들만의 생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암호화폐 거래소 4곳은 지난달 29일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서 '트래블 룰'에 공동 대응할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이들은 "거래소들의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이나 오는 9월까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완료 후 내년 3월 트래블 룰 적용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제 기준 준수를 위해 우선 국내 4대 거래소가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암호화폐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부과한 규제다.
국내 특금법 시행령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다른 거래소에 가상자산을 이전할 경우 가상자산을 보내는 고객과 받는 고객의 이름과 암호화폐 주소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100만원 이하의 암호화폐가 전송되는 경우나 개인에게 전송할 경우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금융권의 경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표준화된 코드 기반으로 트래블 룰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트래블 룰 솔루션을 도입해왔다. 이에 사업자 간 자율적인 정보 전송과 공유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내년 3월 25일부터 트래블 룰 적용을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시중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발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소 거래소들은 4대 거래소의 이번 결정에 소외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트래블 룰 발효 기간이 내년 3월로 다소 촉박한 것은 맞지만, 다른 거래소들의 실명계좌 발급 진행 상황을 좀 더 기다려 주기를 바라왔던 눈치다.
중소 거래소 한 관계자는 "지금은 거래소들이 연합체를 만들어서라도 함께 업계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4대 거래소의 이번 결정은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점령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 거래소 한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나온 뒤 다른 거래소들로부터 4대 거래소를 향한 불만이 주변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4대 거래소의 이번 결정을 두고 촉박한 일정이 초래한 부득이한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내년 3월부터 트래블 룰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거래소들은 금융당국 컨설팅과 실명계좌 계약 연장,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트래블 룰 적용 등의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결국 국내 거래소들의 경우 오는 9월 24일까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난 뒤 곧장 트래블 룰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이전부터 트래블 룰과 관련해 4대 거래소들에게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며 "4대 거래소들도 트래블 룰 공동 대응을 우선 자신들끼리 해야 할지, 혹은 다른 거래소들을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실명계좌 발급 이슈가 끝까지 중소 거래소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