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최대 30만원 캐시백…카드사 "득보다 실"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29 14:12:08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2분기 대비 추가로 소비한 10%를 카드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정책을 추진한다. 소비 활동을 유도해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면 카드사들에게 '득'일꺼 같지만 업계는 오히려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난색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2분기 월 평균 카드사용액과 비교해 3% 이상 더 지출하면 카드사용액의 10%를 캐시백해주는 '상생소비지원금' 제도를 마련했다. 한도는 1인당 30만원이며 매달 1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오는 8월에 153만원을 쓰면 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정부는 3개월간 시행한 이후 집행상황에 따라 연장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상생소비지원금으로 인해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상당부분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소득 보조가 아니라 소비를 더하면 캐시백을 해주는 소비 보조 방식으로 새로운 지원 형태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상생소비지원금 시행으로 카드사들이 수익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1인당 30만원씩 배분되는 만큼 혜택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카드 사용을 늘리면 카드사 수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차 재난지원금이 투입된 작년 5월 신용,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78조100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6.8% 증가하기도 했다. 승인건수 역시 19억6000만건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이용실적만 보면 재난지원금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신규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신용카드를 잘 이용하지 않거나 없던 사람들이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이용하거나, 새로 발급받는 유인책으로 작용될 수 있다"면서 "카드사 입장에선 마케팅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정책에 협조한다는 인식도 줄 수 있다. 카드수수료 재산정과 같은 규제에 따라 수익 등에 타격이 상당한 카드업권 입장에선 정부정책에 발을 맞춰 간다는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캐시백 정책이 의도와 달리 큰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아예 소비 진작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재정을 투입한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예산안에 1조원을 편성한다는데 작년 재난지원금 10조 투입과 비교했을 때 수익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오히려 카드업계에선 과도한 비용 지출로 인해 역마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득보단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 소득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사용처 제한을 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정부는 상생소비지원금 사용대상에 제한을 뒀다.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명품전문매장, 유흥업소 사용액, 차량구입비 등에 사용한 금액은 제외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 유도 효과를 내겠다는 목적이다.


    카드사들은 캐시백 대상이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은 영세가맹점 등에서의 소비로 제한돼 수익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카드사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에서 0.8%, 중소가맹점(연매출 3억~5억원)의 경우 그보다 낮은 1.3%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카드사들이 추정하는 적정 수수료율이 1.0~1.5%인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 영세·중소가맹점에서는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 캐시백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 카드사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뤄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당시에도 카드사들은 손해를 봤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재난지원금 관련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영업수익(가맹점수수료)은 973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 판매·관리비(포인트 지급·청구할인 등 관련), 서버업그레이드 등 추가 인프라 구축비용 등에 사용된 카드사 영업비용은 1053억원으로 집계돼 8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러 카드 가운데 하나의 카드를 사용자가 정해 해당 카드사에 다른 회사의 사용 내용까지 모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하는데, 지난번 재난지원금 당시처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드사의 배를 불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보단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