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카드업계, 미래 먹거리 대안 없어 '골머리'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28 14:06:34
억눌렸던 소비심리 살아나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는 카드업계의 표정 어둡다. 카드사들의 주 수익원이었던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최소 3~4년 전에 중장기 먹거리를 결정하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어야 하지만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순익이 전년대비 72.4%나 뛴 1415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롯데카드 34.5%, 삼성카드 23.4%, 현대카드 16.4%, 하나카드 139.4% 등 모두 순이익이 늘었다.
이같은 실적 개선에 카드사들은 '착시효과'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어든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영향이 크고, 보복 소비가 분출됐다는 분석이다. 인건비, 관리비,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 절감을 통한 제살 깎기 전략도 한몫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의 실적은 전년도 기저효과,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 있다"며 "본업인 신용판매의 볼륨은 커졌지만 수익성을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액 결제는 축소되거나 유지되는 추세인 반면 소액결제가 급증해 역마진이 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실적 개선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먹거리'를 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이 지속되면서 수년 전부터 사업다각화 노력에 힘썼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카드론, 해외시장 공략, 차 할부금융, 신용평가업 등 신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시도는 했지만 가맹점 수익의 손실을 보전할 만큼은 아니다.
그나마 카드론 수익이 좋은 편이다. 올 1분기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론 수익은 1조694억96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8% 성장했다. 다만 내달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은 카드론에서 조차 수익을 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사업 모색 등이 카드업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현재 카드사들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타 업종과의 업무협약을 활발히 맺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SK텔레콤과 코리아크레딧뷰로, GS리테일·홈쇼핑 등과 데이터 동맹을 맺었다. 국민카드는 최근 GS숍, LG유플러스와 '이업종 데이터 융합 플랫폼' 참여 등 데이터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사업의 성공 여부는 아직 가늠할 수 없다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통적인 카드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면서 "최소 3~4년 전부터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잡고 준비, 투자가 이뤄져야하는데 현재로선 마땅한 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의 실적보다 카드결제에서 손실분을 메울 수 있는 새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위기감이 카드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