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 7월1일 사장단 호출한 이유는?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28 14:02:0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사장단 회의를 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전통의 라이벌 신세계에 패한 롯데의 급박한 내부 사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롯데는 사장단 회의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내달 1일 하반기 롯데 Value Creation Meeting(VCM·사장단회의)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장단 회의 전날인 6월 30일에는 신 회장,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4개 사업부문(비즈니스유닛:BU) 부문장과 일부 경영진들이 컨설팅사의 사업제안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웹세미나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임원, 4개 사업부문 BU장, 계열사 대표이사 등 1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서울 잠실(5개), 소공(2개) 등 3개 거점에 마련된 여러 회의실에 모여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VCM는 통상 오프라인 형식으로 진행돼 왔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웹세미나로 전환됐다. 올 하반기 VCM은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이는 신세계에 패한 롯데그룹의 긴박한 상황을 풀이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롯데그룹은 화학과 유통 부문에 대한 전략 변화에 회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유통·식품 중심으로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전략 변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채널의 시장 침투율이 53%에 육박하고 최대 라이벌 신세계가 롯데를 제치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재로 재편됨을 예고한 상태에서 머지않아 롯데의 결단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VCM는 식품·유통·화학·호텔 부문별 사업 방향성을 공유하는 자리로 이커머스 채널 전략은 주로 유통 BU(롯데쇼핑)에서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무관하게 롯데쇼핑은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통가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의 유통 사업 부문에서 이커머스 전략과 관련해 어떤 당부를 할 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올초 열린 상반기 VCM에서 신 회장은 자신부터 변화의 선두에 설 것이며 부문별 대표이사들부터 달라진 모습을 주문했다. 당시 신 회장은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 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고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또 "외환위기와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낸 만큼 우리의 위기극복 DNA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롯데쇼핑 역시 새로운 반격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롯데는 부동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며 다음 행보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롯데쇼핑의 보유 현금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하반기부터 디지털 채널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에서 이커머스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필수'가 됐다. 업계가 취합한 국내 소매 판매 온라인 침투율은 2017년 31.1%, 2018년 35.8%, 2019년 41.5%에서 2020년 52.7%를 경신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자신만의 '신의 한수'를 추진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시키며 능동적인 온라인 시장 진출에 나섰으나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고경영진이 교체되는 변화도 겪었다. 롯데쇼핑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그룹 쪽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회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가격이 비싸 보수적인 관점에서 인수 논의 중단을 결정했다"면서 "인수합병이 아니라 자체 사업에 투자에 키우는 방법 등 전력 변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롯데쇼핑이 지난 3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처럼 틈새 비즈니스를 공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