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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값 폭등, 희비 엇갈리는 산업계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29 15:53:34

    철광석·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철강 수요에 힘입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건설기계업계도 원자재 채굴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올렸다. 반면에 조선업계와 시멘트업계는 제조 원가 상승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기준)은 지난 23일 톤당 209.95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12일 톤당 237.5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200달러대를 유지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재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은 철강업계에 희소식은 아니다. 원가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철광석 가격 강세만큼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철강업계가 공장을 전면 가동해도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예년과 달리 제품 가격을 적극적으로 인상할 수 있었다.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올해 초 톤당 88만원에서 5월 말 130만원을 돌파했다. 열연강판 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긴 것은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철근(SD400, 10mm)도 올해 초 톤당 69만원에서 5월 말 135만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철강재 수요와 가격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영업이익 2조2006억, 5453억원으로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시황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값 상승은 건설기계업계에도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철광석·구리 같은 원자재 채굴 수요가 증가하며 굴착기 등 건설장비 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65.8% 증가한 25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산밥캣(1401억원), 현대건설기계(707억원)도 호실적을 올렸다.


    반면에 조선업계는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에 시름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선박을 만들 때 쓰이는 후판 가격도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비용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큰 비용이다.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65만원대에서 최근 톤당 13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후판 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상반기 대형 조선 3사를 대상으로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안팎으로 올린 철강사들이 하반기에도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 원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후판 가격 상승은 조선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89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후판 가격 상승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이유로 2분기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멘트업계도 유연탄 가격 상승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연탄 가격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차지하는데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최근 유연탄 가격은 톤당 212.5달러로 지난해 12월(101달러)보다 2배 넘게 치솟았다. 유연탄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7년 만에 단행한 시멘트 가격 인상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못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년 간 동결됐던 시멘트 가격은 이달부터 5.1% 올라 톤당 7만8800원에 공급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올랐지만 급등하는 유연탄 가격 상승세를 따라가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 변동폭이 커지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