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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된 '주식'…보험사 운용자산 위험회피 '강화'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7/28 15:07:09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는 흐름이 관측돼서다. 보험사들이 2023년 시행될 '킥스'(K-ICS)에 앞서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용 전략을 변경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DART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23일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지분은 2704만주다. 이를 전량 매각해 차익으로 3015억원을 거뒀다. 자기자본 대비 9.7% 수준이다.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올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평균치(273.17%) 보다 낮은 221.10%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내년 시행되는 K-ICS에 사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現 신한라이프)도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식 비중을 0으로 유지했다. 오렌지라이프의 운용자산은 올 상반기 26조9339억원 규모다. 운용자산은 작년 상반기(26조5023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운용자산이 늘어났음에도 주식 비중은 0을 기록해 전년 동기(3230억원) 대비 100% 감소했다. 올 1분기 기준 주식 비중도 1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마저도 전부 팔아 비중을 0으로 유지한 것이다.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단은 대체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몰려있다. 채권 보유 시 만기 듀레이션 관리가 용이하고, 장기로 발행되기 때문에 보험 상품 특성상 계약 기간이 길다는 점에 맞춰 자산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약속된 이자를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덜하다.
또 K-ICS 4.0 도입 시 보험사가 주식에 투자하면 현행 지급여력제도인 RBC비율을 적용할 때보다 위험액이 3배 가까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둘러 운용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할 유인도 생긴 셈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ICS 4.0 도입 시 주식 충격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선진시장 상장 주식 보유 시 35%의 위험계수를 적용받는다. 신흥시장 상장 주식은 48%에 이르며, 우선주는 4~49% 수준이다.
현행 RBC 제도 하에서 주식 위험계수는 12%다. 킥스 도입 시 위험액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건전성 규제에 앞서 요구자본이 늘어나는 상황이므로 위험액 노출 규모가 커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보험사 건전성은 요구자본과 가용자본으로 산출되므로 가용자본을 늘리고 요구자본을 낮춰야 건전성이 높아진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과거 팔았던 고금리 예정이율 저축성보험의 환급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건전성을 높게 유지할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 같은 환경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단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주식은 단기 매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변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환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투자에 용이하기 때문에 처분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매각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도 보험사들의 주식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