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타이레놀 품귀?…AZ 백신 대비 진통제 뭐 있나
출처:EBN 김신혜 기자 (ks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28 16:49:05
코로나19 예방백신의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 후 발열 증세가 나타날 경우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된다고 안내한 이후부터다. 접종에 앞서 제품을 미리 구비해두려는 경우까지 늘면서 타이레놀 품귀현상은 길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레놀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하는 해열제의 상표명이다.
시중에는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유독 얀센의 타이레놀만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앞서 방역당국이 백신접종 후 발열 증상에 해열제를 복용 권고와 함께 타이레놀이란 상품명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특정 제품을 홍보했다는 비판에 당국은 "가장 익숙한 상품명으로 예를 들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한번 치솟은 타이레놀의 인기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타 브랜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타이레놀을 가장 먼저 찾는다"며 "일부 어르신들은 무조건 타이레놀만 원하는 경우도 있어 재고가 없을 땐 난감하다"고 말했다. 타이레놀을 찾는 소비자 상당수가 같은 성분의 해열제를 추천해도 타이레놀이 아니면 불안해하며 구입을 꺼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에서 판매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복제약도 효과·안전성이 동일하므로 굳이 타이레놀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발열 및 근육통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특히 야간에는 '650mg 서방정' 제품을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이모세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장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한 의약품 중에서 서방정은 복용 시 8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므로 체온변화 등에 대처하기 힘든 야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가 판매 중인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서방정 제품으로는 △한미약품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 △부광약품 '타세놀8시간이알서방정' △코오롱제약 '트라몰8시간서방정650mg' △삼아제약 '세토펜8시간이알서방정' △종근당 '펜잘8시간이알서방정' △하나제약 '타이리콜8시간이알서방정' △한림제약 '엔시드8시간이알서방정650mg' △대우제약 '타스펜8시간이알서방정650mg' △서울제약 '티메롤8시간이알서방정' 등이 있다.
서울지역에서 타이레놀은 2000~3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나머지 복제약들은 오리지널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제약을 복용해도 괜찮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엔 타사 아세트아미노펜 제품들의 판매량도 서서히 증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타이레놀은 원래도 가장 많이 찾는 해열진통제이지만 최근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타이레놀 쏠림 현상이 여전하긴 해도 이전에 비해 타사 제품을 구입해가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써스펜'은 지난달 매출이 전월 대비 8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매출에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밝힌 제약사들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접종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타이레놀 재고 부족 현상이 반복되면 타사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타이레놀 수급 상황은 점점 나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서울 시내에선 타이레놀을 구비해둔 약국을 몇 군데 발견할 수 있었다. 타이레놀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한국존슨앤드존슨 관계자 역시 "현재 타이레놀 전 제품은 기존과 같이 국내 시장에 원활히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 복용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부프로펜은 소염 기능까지 있는 성분으로 백신 접종 후 복용 시 항체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4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부프로펜 진통제가 코로나 백신의 면역 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소염진통제 복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백신 접종 후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을 복용을 권고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만 권고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일부 부작용을 우려해 되도록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을 권고하는 것이지 이부프로펜이 복용이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