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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로 돈 몰린다…CMA·IRP·ISA '으쓱'
출처: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28 16:47:32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됐다. 신규 유입 뿐만 아니라 증시 호황으로 수익을 맛본 투자자들이 증권 계좌 안에서 상품을 찾게되면서 재투자가 활발해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다가 은행 비중이 높았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증권사 잔고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1분기 확정금리(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종금형, 발행어음형 등을 합한 증권사 CMA 잔고는 67조903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에는 52조764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으로 주식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CMA 잔고 증가에는 증시 호황으로 인해 대기 자금 전반이 증가한데다가 지난해 부터 이어진 기업공개(IPO) 호황이 크게 작용했다. 공모주 균등 배정 제도가 도입되기 전 지난해에는 증거금을 많이 넣으면 넣을 수록 공모주를 많이 받는 구조였다. 빅히트·SK바이오팜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주관사에 수십억원을 넣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현금 부자가 공모주를 많아 받아가는 구조는 아니지만 공모주 투자로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청약에 적극 참여했다. CMA 계좌 수는 작년 말 2000만개를 돌파하더니 1분기 말2400만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CMA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고 은행 통장과 같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 계좌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붙어서 한때는 직장인 필수 계좌로 여겨졌지만 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한때 인기가 시들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호황을 나타내면서 명성을 되찾았다.
최근 증권사 IRP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지난해 개인형 IRP 적립금 규모는 34조4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가량 증가했다. 증권사의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약 2조5000억원 늘어났다. 적립금 비중은 2019년 20.0%에서 지난해 21.9%로 증가했다. 은행도 적립금이 증가했지만 비중 변동은 거의 없었다.
그동안 은행들은 비이자 이익의 핵심인 수수료 이익을 취하기 위해 IRP를 확대해왔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말까지 개인형IRP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 증정 행사를 하는 등 이벤트를 펼치고 있지만 최근의 증권사의 수수료 무료 혜택에는 속수무책이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대신증권 등이 IRP 수수료 무 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 어느 한 증권사가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자 줄줄이 인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일단 점유율을 높여야하는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 IRP는 1분기 수익률도 좋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14곳의 IRP 평균 수익률은 11.21%로 나타났다. 은행(12곳) 4.7%, 보험(17곳) 3.34%와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올해 1분기 코스피가 3200고지를 넘으면서 증권사의 IRP 수익률이 유리해졌다. 증권사에서는 IRP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츠 등을 직접 매매할 수 있다. 은행 IRP계좌에서는 ETF를 거래할 수 없다.
ISA 시장도 아직은 은행 가입자와 가입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지만 주식 매매가 가능한 중개형 ISA가 도입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만 할 수 있다.
ISA 투자금액은 지난 2월 말 62억원에서 3월 말 현재 3146억원으로 급증했다. 한달 새 3000억원 넘는 자금이 중개형 ISA로 유입됐다. 중개형 ISA를 출시 준비 중인 증권사가 많다는 점에서 ISA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증권사 끼리의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전 금융권이 무한경쟁에 접어들었고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의 경쟁자는 다른 증권사가 아니라 은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