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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색용 '오픈뱅킹 특판'…왜?
출처: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21 11:30:54
최근 저축은행들이 오픈뱅킹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특판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 4~10%대 고금리 특판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지만 월 납입금 한도가 10~20만원에 불과해 구색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본격 선보인 저축은행들은 이를 기념해 고금리 적금상품을 출시했다.
타 금융권보다 뒤늦게 출발한 저축은행업계는 오픈뱅킹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고금리 상품을 유인책으로 내세운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오픈뱅킹 출시 기념으로 금융플랫폼 사이다뱅크 전용 '행운금리 적금' 특판을 준비했다. 기본금리 연 1.2%에 만기우대금리 연 0.4%, 행운상자 우대금리 최대 연 2.4%를 포함해 최대 연 4%까지 받을 수 있다. 오는 7월19일까지 선착순 2만명에게 판매되지만 기한 도래 전 판매수량 달성시 판매가 종료된다.
매월 발생하는 행운상자를 터트려 추가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카카오톡으로 상품을 친구에게 공유 하면 매월 최대 3개까지 받을 수 있다. 행운상자를 터트려서 받은 우대금리를 만기까지 누적해 적립해 나가는 방식이다.
IBK·고려·대백·더케이·동원제일·드림·머스트삼일·민국·예가람·오성·우리 조흥·진주·키움·키움예스·평택 등 16개 저축은행은 연 10%(세전 기준)의 우대금리 적금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의 프로모션 기간은 오는 7월 2일까지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통합 앱인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와 특판 상품에 가입하고 만기까지 유지해야 한다.
또 제휴사인 롯데카드의 '아임원더풀'이나 '아임그레잇' 카드를 신청해 3개월간 누적 3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해 연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대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인 '애큐온다모아자유적금'을 선보였다. 2만 계좌가 한정으로 판매되며기본금리 연 2.5%에 적금 가입부터 만기 시까지 애큐온저축은행 오픈뱅킹 서비스를 유지하면 연 1.0%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 시 마케팅에 동의해 만기까지 유지하면 연 1.0%p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KB저축은행 역시 오픈뱅킹 고객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최대 연 4% 금리(기본금리 1.5%)를 받을 수 있는 '골드키위적금'을 제공 중이다. 1회차 신규납입금을 오픈뱅킹에 등록된 타행 입출금 계좌에서 납입하고 만기 시까지 키위뱅크 오픈뱅킹을 유지하면 2%, 통장 10회 이상 자동이체 시 0.5%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다만 월 납입금액이 제한된 12개월 만기 적금이라 실질적인 혜택은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SBI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KB저축은행의 특판상품은 모두 월 20만원 납입이며, SB톡톡플러스를 통해 가입가능한 적금상품은 월 1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연 최대 6% 금리를 제공하는 애큐온다모아자유적금 가입시 모든 우대금리 충족 조건을 갖춰도 원금 240만원에 이자(세전)가 7만8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저축은행들이 이같이 최소 규모의 특판을 준비한 것은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무한 경쟁시대에 진입하면서 특판상품을 통해 금리 노마드족 유치해야하지만 너무 흥행이 되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법정최고금리 규제 등 향후 여신 영업환경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과도한 수신 확대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오는 10월 코로나발 대출 상환 유예 정책이 종료되면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어 대출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고금리 특판을 진행하면 돈이 과도하게 몰리는 경향이 크다"면서 "유동자금이 저축은행으로 쏠리면 예대율 등을 맞추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선착순, 월납입액 제한 등의 장치를 두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적용되면 저축은행들은 수천억원의 이자 수익이 감소될 전망"이라며 "각종 대출 사업 여건이 좋지 않은데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까지 수신금리 특판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