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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철값 폭등에 철강 웃고, 건설 울고

    출처: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20 10:35:52

    철근 등 건설자재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생산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게 된 반면 건설업계는 자재 공급단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20일 고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고철 평균 가격은 톤당 46만원(중량A, 도착도 기준)으로 집계됐다. 연초 톤당 38만원대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월평균 고철 생철 가격도 지난 4월 톤당 44만원으로 지난해 5월 톤당 26만원에서 1.7배가량 상승했다.


    고철가격이 이처럼 오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철강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제품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4월 조강생산량은 978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급증했다.


    철광석을 사용하는 고로업체 가동률이 3월과 유사했음에도 조강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이유는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업체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은 고철 수입은 늘리고 철강제품 수출은 줄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열연·냉연·철근·선재·도금강판 등 146개 품목에 대해 수출환급세율 13%를 완전 폐지했고 선철·조강 및 철스크랩에 대한 수입관세율을 0%로 인하했다. 전기강판·페로크롬(스테인리스 강판 원재료)·주물용 선철에 대한 수출세율은 5%포인트씩 인상했다.



    동국제강이 생산한 철근.ⓒ동국제강동국제강이 생산한 철근.ⓒ동국제강


    철근 등 봉형강 원재료인 고철 가격이 오름에 따라 철강업계는 제품 가격을 적극 인상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연초 톤당 70만원 수준이었던 철근 유통 가격이 2008년 이후 톤당 9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 실적 개선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영업이익 30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동국제강 역시 1094억원으로 19분기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철근 시황이 2023년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철강업계는 철스크랩 원자재 가격 강세에 가격 인상 및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스프레드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건설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철근 가격은 핵심 건설 자재인데 철근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수급 불안정이다. 중국이 철근 수출을 줄이면서 철근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철근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작업 중단으로 인한 공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최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철근공장 가열로의 조업이 중단된 것도 철근 수급 불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실적을 단기간에 회복했다"면서 "생산을 최대한 확대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