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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소비는 남의 일'....화장품 로드숍 침체 가속화
출처:EBN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18 09:58: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면 쇼핑이 필수적인 로드숍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가두(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거나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진출 하는 등 타개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은 양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 브랜드들은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화장품 기업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반발로 '보복 소비'가 일어나고 이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로드숍 브랜드는 '남 일' 같은 현상일 뿐이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 이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톱 화장품 업체들은 온라인 전환 등의 자구책을 내놓으며 살길을 모색했지만 대면 쇼핑이 절대적인 로드숍들은 재정비도 하기 전에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91.1% 증가한 1조3875억원, 1977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9년 1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6425억원, 2048억원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로드숍 이니스프리는 올 1분기 매출 890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보다 88.2% 증가했지만 이는 기저효과 일 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영업이익인 211억원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른 로드숍 브랜드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영업손실 67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122억원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60억원 적자에 머물러있다. 에이블씨엔는 미샤와 어퓨 매장 170개 가량을 폐점하고 통합한 매장 눙크도 새로 운영하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올 1분기 영업적자 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적자 수준이 개선됐을 뿐 회복세는 아니라는 평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매출 1381억원, 영업손실 203억원을 기록했다. 스킨푸드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75억원, 영업손실 42억원이다.
로드숍 브랜드는 이제 화장품 외 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살아남아 미래를 도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지난달 반려동물 사료·간식 업체 오션을 인수한 토니모리는 2분기부터 연결 매출에 오션 실적이 반영된다. 이 경우 메인 사업인 화장품 실적 하락을 숫자상 상쇄할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개똥쑥 토너·에센스 홍보를 위해 마련했던 인사동 매장에 '웅녀의 신전'이란 카페를 운영한다. 별다른 간판이나 제품 노출 없이도 MZ세대의 흥미를 끄는 전략으로 주말에도 대기줄이 이어지는 등 눈길을 뜨는 데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샤 이미지를 각인시켜 추후 대면쇼핑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톱2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실적이 회복됐지만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로드숍 브랜드들은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주요 로드숍 브랜드들의 1분기 실적을 볼 때 적자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차츰 로드숍 브랜드들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