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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효자로 떠오른 조선·해운

    출처: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18 09:54:55

    장기간에 걸쳐 국책은행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던 HMM과 대우조선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산업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며 글로벌 경기침체 당시 비난의 대상이 됐던 HMM과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의 효자 계열사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조3000억원 급증했다.


    이번 실적개선은 산업은행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의 순이익만 살펴보면 4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40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산업은행은 올해 1분기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조8000억원이 급증했다.


    HMM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이 산업은행의 실적개선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HMM의 주가변동에 따른 전환사채 평가이익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 31일 3100원에 불과했던 HMM 주가는 올해 3월 31일 2만9000원으로 급등한데 이어 5월 12일에는 4만7600원까지 올랐다.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4280억원, 당기순이익은 1541억원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16년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상선은 정부의 '한국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힘입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에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며 재도약에 나섰지만 시황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현대상선 경영진에 대해 '모럴해저드'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경영혁신을 강조했으나 적자행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이동걸 회장이 임기 중 최대 과제라고 지목했던 대우조선도 산업은행의 호실적을 이끌며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올해 1분기 영업외이익은 1조2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전력 배당수익과 함께 지난해 1분기 주가급락으로 900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던 대우조선이 올해 1분기 500억원의 평가이익으로 전환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우조선의 선박 수주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대우조선이 거둔 수주실적은 25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1~4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1543만CGT로 '수주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2016년 수주량보다 약 3배 늘어났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대우조선의 주가도 최근 1년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31일 1만3450원에 불과했던 대우조선 주가는 올해 3월 31일 2만8300원으로 올랐으며 5월 11일에는 4만300원으로 4만원선까지 돌파했다.


    수주가 호조를 보인 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영업손실 2129억원, 당기순손실 23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최근 몇년간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함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선박 수주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모든 선종에서 선박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은 여전히 대우조선의 가장 큰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U가 6월까지는 조선사 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부 선종에 대한 생산량 제한 등 조건부 승인을 요구할 경우 향후 조선업 재편 작업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해운과 조선은 글로벌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