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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라 저평가된 기업은행, 어깨 펴나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24 14:02:34
주가에 지속적인 '국책은행 디스카운트(저평가)'를 받았던 IBK기업은행이 올해 고실적에 힘입은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대출과 개인고객들의 비대면금융 모두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인데, 기업은행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디지털채널 이용자수는 2017년 326만3000명, 2018년 375만4000명, 2019년 419만2000명, 2020년 467만5000명으로 연평균성장률 12.7%를 기록했다. 디지털채널을 통한 개인상품 가입 비중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신은 2017년 32.9%에서 2020년 52.8%, 여신은 같은 기간 50.5%에서 71.9%로 급증했다.
기업은행은 윤종원 은행장이 주관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통해 디지털 은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지난해 9월 도입한 바 있다. 심사 소요시간을 최소 60분에서 3분으로 단축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인 'i-ONE소상공인'은 올 3월 말 기준 4만6000명의 고객을 돌파했다. 이렇게 확보한 고객들을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신수익모델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정부 기조로 은행권 전반이 가계대출에서 제약을 받는 가운데 기업대출이 순익 성장의 키가 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올 1분기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3.11%에 달한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중기대출 잔액은 전년말 대비 5.3조원 순증한 192.1조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5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나 늘어났다.
2분기도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큰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업은행의 2분기 순익을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한 5240억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 2.9%에 이어 2분기에도 총대출성장률이 2.0%로 타행들보다 높고, NIM도 4bp나 상승하면서 순이자이익 큰폭 증가가 예상됐다. 2분기 대손충당금 또한 약 2500억원 내외로 지난해 분기 평균인 3770억원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정욱 하나금투 팀장은 "상반기 순익이 1.1조원을 웃돌면서 하반기에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실시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연간 순익은 1.8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NIM 상승과 대손비용 감소로 이익신뢰도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한 투자포인트"라고 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특수은행으로서의 소상공인 초저금리 유동성 지원 확대 등에 따라 NIM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50% 수준이며 변동금리대출의 대부분이 코리보 3개월과 12개월 연동 대출이라는 점에서 단기금리 상승이 수반돼야 NIM 개선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 구조다.
최 팀장은 "2분기에 NIM이 다소 의미있게 상승하는데다 6월들어 1년물 금리가 큰폭 상승했고,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질수록 3개월 금리도 결국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서 점진적으로나마 NIM 추가 상승 기대감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역할론을 고려 시 향후에도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추가 증자가 있더라도 이제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올해 4월 490억원 추가 유상증자를 결의했는데 이는 2019년에 결정된 산업고도화 지원 프로그램 잔여 물량으로 매우 미미했다.
이렇게 이익이 증가하면 배당 여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에서 공공성보다 수익성이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정부몫을 줄이고 소액주주에게 배당을 더 주는 '차등배당'의 재개 여부가 주가에 핵심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중간배당이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 관련된 정관 항목이 없어서 따로 중간배당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18.8%로 은행 중 가장 성장세가 더뎠는데, 차등배당도 하지 않는다면 여타 은행주들과의 주가 괴리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