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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궈지는 대우건설 인수전…"역시 관건은 자금 조달"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24 14:01:05

    대우건설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각가만 2조원대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국에는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실탄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등은 대우건설 인수 의지는 확고하지만 자기자본을 통한 자금조달 능력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과거 막대한 차입금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3년 만에 헐값 매각한 금호그룹의 사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KDB인베스트먼트가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출처 등을 제대로 검증,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건설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 과정을 모두 비공개(프라이빗딜)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이 다가오자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최저입찰가로 주당 9500원을 산정해 제시했다. 최근 한 달 종가(8497원) 기준으로 약 10%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KDB인베스트먼트의 보유지분(50.75%·2억1093만1209주)을 고려하면 대우건설 매각가는 추가로 반영될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고도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힌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은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금융 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실탄 마련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대우건설 인수금의 절반을 책임지고, 나머지는 재무적투자자로 컨소시엄에 합류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인프라 전문 투자사 IPM이 맡기로 했다. DS네트웍스가 공개한 2020년 12월 31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03억원, 유동자산 1조4704억원, 비유동자산은 3275억원이다. 총 자산 규모는 1조7980억원이고 부채는 1조2946억원이다.


    최근 DS네트웍스가 인수자금 조달 자문사로 KDB산업은행과 계약을 맺고 1조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양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주관하는 대우건설 매각에 모회사인 산은이 특정 원매자 자금조달에 참여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질세라 중흥건설도 미래에셋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재무적투자자(FI) 없이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자금력 등을 활용해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흥건설의 유동자산은 4630억원, 중흥토건의 유동성자산은 2조3996억원 수준이다.


    그동안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기업 인수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온 만큼 대우건설 인수에 자금력을 최대로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조원 이상을 들여 대기업 한 곳을 인수한 뒤 나머지 3조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야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3년 전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막판에 포기한 호반건설도 이번 본입찰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측은 "인수 검토나 본입찰 참여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난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금융회사의 차입보증서 없이 계열법인의 자금 증빙만으로 1조5000억원을 제출한 바 있는 만큼 자금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미 한차례 대우건설의 재무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인수 의지만 확고하다면 오히려 다른 인수 후보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호그룹의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원매자들의 자금조달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수·합병 컨설팅 자문 전문가인 송호연 ESOP 컨설팅 이사는 "일부 원매자의 경우 인수금액의 절반은 자기자본을 넣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자본 또한 어디서 조달하는지 제대로 확인하고 건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는 특히 이번 매각에서 산은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현대건설 매각 당시 채권단이었던 산은이 현대상선의 자금출처를 철저하게 검증했던 것처럼 이번 매각에서도 원매자들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