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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탄생시킨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 '승승장구'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16 15:08:25

    한국에서 시작한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MLB,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한국에서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된 글로벌 브랜드가 국내 패션업계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특히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K-패션'화 바람은 거세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패션업계에 눈의 띄는 성과로 승승장구 하는 브랜드들이 나타났다.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등은 사실 의류 사업과는 무관했지만 국내 패션업체들이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후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됐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매출은 2018년 2964억원, 2019년에는 3300억원, 2020년 374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새 26% 성장했고 MLB의 매출은 2018년 약 3600억원, 2019년 58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센스 의류 사업에 뛰어든 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론칭 이듬해인 2017년 692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18년 1412억원, 2019년 2353억원, 2020년 2915억원으로 성장했다.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면서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특히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비슷한 스타일의 캐주얼 스트리트 브랜드가 우후죽순 론칭되는 상황에서 큼지막한 로고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로고 플레이' 트렌드가 이들 브랜드의 인기를 견인했다. MLB,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NBA와 같은 익숙한 로고만으로 디자인 차별화를 이끈 것이다.


    패션 기업으로서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신규 브랜드 론칭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로고를 사용하는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 론칭이 용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 사업을 재창조 영역으로 보고 있다. 단순하게 유명한 로고를 단순히 옷에 붙인다고 해서 패션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패션 브랜드로 이식한다는 것이다. 현지화를 염두에 둔 마케팅 작업도 마찬가지다.


    코닥어패럴을 전개하고 있는 하이라이트브랜즈 관계자는 "코닥어패럴의 경우 원조 브랜드 코닥이 보유한 고유한 자산에서 경쟁력이 나온다"며 "코닥이 지닌 문화, 정신 등을 하나의 패션으로 재해석해 고객과 끈끈한 유대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세대 라이센스 브랜드의 성공으로 생겨난 2세대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들도 자리를 잡고 있다. 스포츠, 채널 등에 주력했던 브랜드의 범위도 필름, 항공 등으로 확장됐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2019년 미국 필름 브랜드 코닥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며 지난해 론칭한 코닥 어패럴은 첫 해 매출 160억원 이상을 달성해 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 커버낫으로 알려진 배럴즈는 2018년부터 미국 스케이트 보더의 라이센스를 딴 마크 곤잘레스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마크 곤잘레스는 지난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약 두 배인 6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닥어패럴은 2019년 무신사 캡슐콜렉션을 선론칭한 뒤 이듬해인 지난해 2월 공식 론칭했다. 온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론칭 첫 해 목표 매출액의 60%를 초과한 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75% 성장한 6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출액은 상반기 목표 매출액의 90% 이상 달성했다.


    현재 백화점 및 대리점 포함 총 6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내 80개 이상의 매장 오픈이 목표다. 하이라이트브랜즈 관계자는 "상반기 주요 백화점 입점에 중점을 뒀다면 하반기에는 로드샵 위주로 영업을 강화해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 속에서도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가 건재하면서 차세대 라이센스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필름 브랜드 코닥, 카메라 폴라로이드, 항공사 팬암에 이어 미국 빌보드까지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 될 예정이다.


    코닥 어패럴을 운영 중인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올해 폴라로이드 스타일을 론칭했고 스톤글로벌은 매국 채널 CNN의 라이센스를 딴 아웃도어 브랜드 CNN어패럴을 론칭했다. 브랜드 캉골을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스제이그룹은 올 초 미국 팬 아메리칸 월드 항공과 라이선스를 체결한 브랜드 팬암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 바바패션그룹은 미국 빌보드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센스 패션 후발주자들이 뒤따르는 사이 1세대 브랜드는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주요 지역은 중국, 홍콩 등 중화권으로 성인에서 확장된 키즈 라인도 떠오르고 있다.


    F&F는 중국 상하이 백화점 황치우강에 MLB 키즈 중국 첫 매장을 열었다. F&F는 연내 MLB 키즈 직영점 10개, 대리점 30개를 중국에서 오픈하겠다는 목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F&F의 중국 매출은 745억원이다. 지난채 전체 연 매출 8376억원 대비 8% 비중 정도지만 전년도 중국 지역 매출이 11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30%나 증가했다.


    한세엠케이도 NBA와, NBA키즈가 중국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매장으로는 NBA 188개, NBA키즈 4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세엠케이 중국 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566억원을 기록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2019년 여름 홍콩 침사추이 단독 매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코즈웨이 베이점, 올해 몽콕 3호점을 열었고 올 여름 하버시티 4호점을 준비 중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관계자는 "국내 패션 브랜드로 자리잡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해외 진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호주, 일본, 뉴질랜드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키즈라인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13% 성장하고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58% 성장하는 등 성장세다.


    일각에서는 라이센스 계약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라이센스 계약 종료 또는 회수 이후 직진출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차기 라이센스 브랜드들을 론칭하는 등 특정 라이센스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국 자체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경우 라이센스 보유 기업이 21세기 폭스에서 디즈니로 바뀌면서 올해 디즈니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센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6년 뒤인 2026년까지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지만 라이센스 브랜드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업계는 브랜드의 존속성은 라이센스 그 자체보다 소비자 중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성장한다면 라이센스와 관련한 한계성은 아직 큰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코닥 어패럴 관계자는 "라이센스를 떠나 브랜드의 한계성은 브랜드의 가치 또는 소비자가 선호하고 계속 원하는 제품인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이센스 패션 브랜드는 높은 인지도로 출발부터 신규 브랜드 대비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며 "차세대 라이센스 브랜드 론칭이 지속되는 것만 봐도 국내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MLB, NBA,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같이 장기 브랜드가 있음에도 여전히 라이센스 계약에 관한 문제는 따라다닌다"며 "특정 브랜드 매출 의존도 감소와 자체 브랜드 론칭 등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