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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콜 받은 폭스바겐 차주, 엔진이상·EGR고장에 분통

    출처: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1/06/15 17:22:37

    "돼지꼬리 경고등(Engine fault)이 뜨더니 자동차 정지…분통", "리콜 후 차량 이상…선배님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폭스바겐이 시행한 배기가스 관련 리콜 후 차량 엔진 이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이상, 출력 및 연비 저하, 소음 증가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15일 폭스바겐 차주 커뮤니티에 따르면 배기가스 리콜 후 △엔진이상 △EGR 에러 △연비 하락 △출력 저하 △DPF 작동 소음 △DPF 에러 등을 알리는 게시물이 늘고 있다. 정식 센터에서 권장한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발생했다는 사례가 많고, 이에 일부 고객은 소프트웨어를 초기화하는 등 리콜 전의 상태로 되돌리기까지 했다.


    해당 차종은 'EA189엔진'이 장착된 디젤 차량이며 리콜 시행 목적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가동을 늘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낮추는 것이다. 당시 폭스바겐과 환경부는 차량의 출력과 연비에는 변화가 없을 것 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엔진 경고등이 점등된 차량ⓒ폭스바겐 차주 제공엔진 경고등이 점등된 차량ⓒ폭스바겐 차주 제공


    전문가 "늘어난 EGR 작동 시간…부품 내구성에 영향"


    자동차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은 연소온도가 2000℃를 넘으면 급격히 증가한다. 이에 자동차업계에서는 엔진에 배기가스(CO2)와 외부공기를 혼입해 내부 공기의 양을 조절한다. 엔진에 공급되는 산소가 줄면 연료 연소온도가 낮아지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즉 배기가스를 많이 넣을 수록 엔진 내부 온도는 낮아지고 질소산화물의 발생도 적어진다.


    많은 산소와 연료를 공급하는 대신 배기가스 재처리 설비(EGR, DPF) 가동을 늘려도 배기가스는 줄어든다. 그러나 EGR작동이 잦아지면 △엔진 출력 및 연비 저하 △연료 불완전 연소 부산물(탄화수소 찌꺼기) 발생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이 EGR 시스템은 ECU(전자제어장치) 통제에 따라 작동하며 폭스바겐이 시행한 배기가스 관련 리콜은 모두 20~40분 내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박병일 자동차명장은 "부품 교체 및 추가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만 이뤄졌다면 EGR 작동 빈도나 시간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출고 당시와 다른 EGR 가동 조건을 넣고, 배기가스 유입량을 변경하면 당연히 부품 내구성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갈 길 먼 신뢰회복…'리콜 원복'하는 차주들


    대상 일부 차주들은 관련 리콜을 받지 않거나 외부 정비업체를 찾아 ECU 소프트웨어 복구(리콜 원복)을 진행하기도 한다. EGR 고장 우려, 출력 및 연비 회복, 이상 진동 제거 등을 위해서다.


    사설 정비업체들은 이같은 수요에 맞춰 소프트웨어 복구 시스템을 갖추고, 10만~15만원에 원복해주는 등 관련 시장도 생겼다.


    한 폭스바겐 차주는 "리콜 이후 한 달 만에 엔진 경고등이 켜졌고, 정식 센터에서 보증 수리를 받았다"라며 "소프트웨어 변경 후 출력이나 연비가 예전같지 않고, 또 EGR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을 사설업체에서 원상복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폭스바겐은 ECU 업데이트를 통해 엔진 연료 분사 압력을 변경한 것으로 안다"라며 "이는 EGR밸브, DPF, 엔진 등 다양한 부품들이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사 데이터를 볼 때 리콜 후 4만km 이상을 주행한 차에서 문제의 발생 빈도가 높았고, 폭스바겐 리콜 차량들이 곧 이 범위 안에 들어온다"며 "폭스바겐 잘못으로 시행된 리콜이기 때문에 부품 보증 한도가 없는 평생 보증으로 변경해야 소비자가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관련 이슈로 리콜 일정을 밝힌 것은 2015년이다. 2016년부터 소프트웨어 리콜이 진행됐지만 리콜 이후 EGR 고장 문제가 지적되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리콜 후 고장에 대한 면책 별첨 동의서' 작성 요구가 문제시됐다. 리콜 후 발생하는 고장 책임을 차량 소유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2018년 폭스바겐은 '신뢰회복 프로그램'이라는 보상책을 내놓고 EGR, 배출가스 후처리 시스템 등 11개 구성품 무상보증 조건을 내놨다. 주행거리 25만km이하, 리콜 조치 이후 24개월 이내 차량이 대상이다. 지금은 시행 3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대상 차량들은 보증기간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