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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발 투자 압박…부담커지는 국내 반도체 업계

    출처:EBN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5 14:43:38

    미국이 반도체 부족 사태에 강력히 대처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이 12일(현지시간)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오간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 기업중 유일하게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는 미국의 요구에 화답해야 할 상황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백악관 화상회의에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참석했으나 어떤 주문을 받았는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회의가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의 생산 중단에서 촉발된 만큼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종합반도체기업(IDM) 인텔의 겔싱어 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인텔 공장 네트워크 안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설계 업체와 논의 중"이라며 "6∼9개월 안에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파운드리 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 삼성전자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내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도 줄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중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유력후보지인 텍사스주(오스틴)와 새로운 인센티브 방안을 협상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미국내 투자요구도 거셀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배터리도 자국 중심의 공급망 확충에 필요한 핵심 제품으로 꼽고 있다. 이날 희의에서도 투자 확대 대상에 반도체와 함께 배터리를 언급했다.


    백악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ITC 배터리 분쟁에 적극 개입해 10년 수입금지 조처에 대한 거부권을 쓰지 않으면서 양측의 극적 합의를 끌어낸 것도 미국내 배터리 공급망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미국의 요구가 커질수록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거래를 문제삼거나 중국내 투자 확대를 요구할 경우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부담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