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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세·디지털세…세금 이슈에 긴장하는 증시

    출처: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4 11:33:21

    최근 증시는 1분기 하락세를 뒤로 하고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법인세 인상 이슈로 인해 해외 사업장을 가진 대기업들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00p(0.10%) 오른 3134.8p에 개장해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코로나19 글로벌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해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과 경제 회복 기대감이 다시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재원 마련을 국채 발행 보다는 증세를 기반으로 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호재가 됐다.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재무부의 바이든 법인세 인상 계획을 자세히 설명 이후 지난주 이틀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에 대한 주장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는 지난 5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제안한 것으로 기업들이 조세회피처 국가로 이익을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환으로 주요 20개국(G20)이 협력하자는 내용이다.


    글로벌 최저한세율은 디지털세 도입 논의 과정에서 나온 개념으로 개별 국가 법인세율과는 또 다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올해 중반까지 디지털세 과세 방안에 최종 합의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율을 확정하기로 했다.


    옐런은 '세계 경제는 지난 30년 동안 법인세율을 바닥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경쟁했다"며 "이제는 다국적 기업에 '글로벌 최저 법인세'를 통해 세계 경제가 더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번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법인세 협상의 경우 한동안 진전이 없었지만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으로 속도가 붙었다. 미국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다국적 기업 중 최대 100개에 이 같은 글로벌 법인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담은 공문을 140개국 정도에 전달했다. 글로벌 법인세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일환이다.


    이들 국가는 글로벌 법인세, 정보통신(IT) 대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세를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세는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넘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하는 세금이다.


    현재 글로벌 법인세 논의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공문을 통한 이번 제안은 산업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세 도입, 법인세 인상 등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6월 이후가 될 것이라 판단한다"며 "4~5월에 확인을 해둬야 할 점은 정부가 세금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재정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법인세 인상 사례를 보면 1993년은 '작은 정부'의 시대로서 세금 인상이 정부 주도의 투자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며 "2021년은 이제 ‘큰 정부’로 변해가는 시대로서 세금 인상이 복지 확대로만 이어지던 1993년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프라 투자 정책은 그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인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법인세 논의와 관련해 다국적 기업이 매출 발생국에 세금을 납부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안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다국적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조세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해외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기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일정 세율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