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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주택공기업 수장들…공공 주도 부동산정책 '휘청'
출처: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3 16:52:42
LH 사태가 터져 나온 이후 주택공급 정책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수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각 기관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4·7보궐선거 이후 현 정부의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도 1년 남짓 남은 상황이라 인선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발맞춰 택지 조성과 개발, 주택 건설, 운영, 관리 등 각종 업무를 이행하는 LH와 SH, HUG가 모두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H는 김세용 사장이 지난 7일 공식 퇴임하면서 사장석이 공석이 됐고 HUG는 지난 2월 신임 사장을 뽑아야 했지만 후임자 임명이 지연되면서 두 달 가까이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LH 또한 지난해 12월 변창흠 전 사장이 국토부장관 자리로 옮긴 이후 4개월 넘게 신임 사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LH와 SH는 각각 장충모 부사장과 황상하 경영지원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 중이고 HUG는 지난 2월 7일부로 공식 임기가 끝난 이재광 사장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LH는 지난 6일 사장 재공모 지원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지원서를 토대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면접 등을 통해 2~3배수를 추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하면 공운위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국토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새 사장이 선임된다.
HUG도 최근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공운위를 열어 심의를 진행하면서 절차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과 함께 사장 공석이 된 SH도 조만간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SH 임원추천위가 공모를 통해 후보자 2명을 선정해 신임 서울시장에게 추천하면 시장이 이 중 한 명을 임명하게 된다.
각 기관들은 수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시한부가 됐다는 점이 문제다. 각 기관장들이 손발을 맞춰야 하는 국토부 장관이 식물 수장이 되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과 당청 주요 인사들의 내로남불식 부동산 투기 논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정책 신뢰도에 상당히 금이 간 모양새다.
실제로 당초 LH 차기 사장으로 김세용 전 SH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부동산 부자'라는 논란이 나오면서 결국 백지화됐다.
수장 인선에 차질을 빚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4·7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야권인사들이 당선되면서 주요 공급정책에 제동이 걸린데다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는 현 정권에서 굵직한 사업을 조율하면서 끌고 갈 추진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할 리더 없이 공급대책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2·4대책의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