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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vs 조선, 철강재 공급가 협상 '온도차'
출처: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3 10:15:43
철강사와 조선사가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을 두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철강사는 그동안 철광석 가격이 올라도 조선 업황 부진으로 후판값을 못 올렸지만 올해는 업황 회복으로 올릴 근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조선사는 수주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감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철강사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와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마쳤다. 현대제철은 협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협상 종료 여부를 두고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상반기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이상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협상 전에 공급된 1분기 후판 대금은 소급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 가격과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후판 가격 인상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톤당 80~100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78달러까지 급등했다. 약 1년간 두 배 가량 오른 것이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국에서 철강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건설·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철강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공급은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강력한 감산조치를 단행하면서 수급을 더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수출 철강재의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축소 내지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저가 중국산 철강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유통향 후판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톤당 평균 67만8000원에서 현재 85만~90만원까지 급등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철광석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뒷받침해주지 못해 후판 가격을 올릴 수 없었지만 현재 시황은 다르다"며 "또한 올해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다 오르면서 수입용 후판도 예전처럼 싼 가격에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올해 수주가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최근2~3년 동안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일감 부족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91%, 75%, 65%에 그쳤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선박 수주가 회복되고 있지만 실적에 반영되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른 후판 가격만큼 선가를 올려 받으면 된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