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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지배구조 개편 윤곽 나온다
출처: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13 10:15:07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된다. SK그룹 내 ICT 계열을 따로 묶어내는 중간지주회사 완성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14일께 임직원들에게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박 CEO는 지난달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B2C 요금을 통한 매출 구조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만들지 못한다"며 "B2B 등 현재 상태의 자산 구조, 비즈니스 모델 구조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쉽게 바꿔보자는 게 지배구조 개편이다. 준비는 거의 다했고 상반기도 아닌 곧 구체화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4일 설명회는) 현재 검토 중"이라며 "4~5월 중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박 CEO는 그동안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SK텔레콤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쪼개 투자부문 회사를 중간지주사로 세우는 방안이다. 중간지주사는 기존 지주사의 지배를 받는 동시에 다른 자회사를 둘 수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을 지배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인수합병(M&A)을 할 때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사들여야 한다.
중간지주사로 전환되면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서 투자부문(중간지주)과 사업부문(SK텔레콤)으로 물적분할한 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SK㈜의 자회사로 바뀌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지주회사 자회사 지분요건을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신규 지주사 전환에 나서는 그룹은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까지 늘려야 한다. 지난해 말 개정안이 통과됐고 올해 말 시행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 보유하고 있다. 중간지주사로 전환되면 SK하이닉스 지분을 10%p 가량 추가로 사들여야한다. 박 CEO가 올해 안에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이유이다.
인적분할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지만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 투자회사를 SK㈜에 합병시켜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하는 방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적분할이 유력해지는 양상이다. 물적분할이 하이닉스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해 MNO(무선사업)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면 인적분할은 SK㈜가 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하려는 것이 주목적임이 분명하다"며 "SK㈜는 중간지주사 지분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결국 중간지주사와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의 '탈(脫)통신'과 기업공개(IPO)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의 핵심 사업은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시켰고 ADT캡스는 SK인포섹과 합병했다. 또 티(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했다.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도 출범했다. 11번가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한다.
SK텔레콤은 올해 본격적으로 자회사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당장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이 IPO 대상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도 2023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