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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손 벌리는 LCC, 연말까지 버티기 역부족
출처: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09 09:07:15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도 경영 사정이 악화하자 사모펀드사에 손을 내밀었다. 사모펀드들이 항공사에 투입한 금액은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급한불을 끄는 수준일뿐, 연말까지 버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서 800억원을 투자 받았다. 팬오션 등을 구제한 JKL파트너스는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더블유밸류업 유한회사를 통해 티웨이항공을 지원한다. 투자금은 5년 내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환 휴직, 급여 삭감 등의 노력에도 항공업황 개선이 지연되면서 티웨이항공은 이례적으로 사모펀드에 손 내밀었다.
모기업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방법도 있지만 티웨이항공의 모기업인 티웨이홀딩스는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는 두 번 도전해서 한 번의 성공(668억원)에 그쳤다.
정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은 기준이 충족되지 않고, 충족된다고해도 연 5~8%의 높은 금리에 신청을 꺼리는 분위기다.
다만 티웨이항공이 이번에 사모펀드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끌어왔음에도 임시방편격 투자 수준임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7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티웨이항공은 당장의 연간항공기 리스비용, 유류비 등만으로도 약 700억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연말에는 중대형기 도입도 계획하고 있는데 이 또한 투자금에서 충당해야 할 공산이 커 추가 조달 작업이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
항공 경영에 능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비만으로 600억원 이상이 투입돼 다른 경영 부분에 필요한 자금은 따로 조달을 해와야 할 것"이라며 "사모펀드사 투자만으로 연말까지 버티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생LCC인 에어프레미아도 최근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와 홍콩계 물류사에서 자금 650억원을 수혈 받았다. 고사 직전에 호흡기를 단 셈이다. 1차적으로 150억원이 유입됐으며, 남은 금액은 상반기 중 순차 투입된다.
투자금은 항공운항증명(AOC) 취득과 2호기 및 3호기 도입에 주로 들어간다. 여기에서만 투자금 대부분이 소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취항 전이기 때문에 현재 항공 운항에서 나오는 수익도 없어 임직원 급여 또한 투자금에서 지급해야 한다.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은 240명이다. 경영난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임금 지급을 미루다 투자 유치 후 최근 정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들어 정비·여객 등 항공인력 40여명 추가 채용에도 나선 터라 투자금은 다시금 바닥을 보일 전망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모펀드사의 자금이 항공사의 경영난을 일시 해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인수합병 등의 위험도 부담해야한다는 관점에서 다소 위험한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스타항공 인수후보자 중 한 곳으로도 사모펀드사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항공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문제를 겪을 때 처방약으로 사모펀드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으나, 문제는 업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나선다는 명분으로만 경영까지 뛰어들면 자칫 도산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