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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키로나' 유럽 진출…셀트리온 '3조 클럽' 보인다
출처:EBN 김신혜 기자 (ks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4/07 12:03:32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유럽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셀트리온의 올해 총 매출이 많게는 3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액 1조8491억원, 영업이익은 712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제약·바이오업계 최초 '2조' 달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렉키로나의 유럽 시장 진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증권가에서는 해외 공급 성과에 따라 3조 이상의 매출까지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렉키로나의 정식품목허가 전 사용을 권고받았다. 유럽 국가들은 앞으로 정식 허가 전 EMA의 사용 권고를 바탕으로 렉키로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렉키로나의 글로벌 공급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구매 계약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현재 렉키로나의 공급 시기를 유럽의 각국 정부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렉키로나는 리제네론·일라이릴리 항체치료제에 이어 유럽에서 조건부허가를 받은 세 번째 항체치료제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소속 전문가 그룹은 입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렉키로나를 투여할 경우 중증 발전 비율을 낮추고 입원 비율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시장에서 렉키로나의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는 코로나 환자가 많은 반면 항체치료제 공급은 부족해 렉키로나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도 무기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개발·임상·허가·제품생산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며 "렉키로나를 경쟁사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예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까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310만 도즈의 항체치료제를 확보한 미국 정부와 달리 유럽 국가들은 아직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항체치료제 특성 상 단기간 내 충분한 수량 공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은 항체치료제 생산시설 규모가 크지 않아 충분한 양의 약물을 생산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10만명 분의 치료제 생산을 완료했으며 글로벌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명 분의 렉키로나를 추가 생산해 즉각적으로 공급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생산 규모를 최대 320만 도즈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릴리는 단일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을 도스당 1250달러에 계약했다"며 "유럽 의약품 가격이 미국의 7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렉키로나의 수출 가격은 도스당 약 875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렉키로나주의 올해 매출 규모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전체 매출액은 약 3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7%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올해 중점 추진사업 중 하나로 '렉키로나 글로벌 허가 확대'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규제기관과도 렉키로나 허가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은 코로나 환자 수가 많고 의약품 가격은 높게 책정된다. 렉키로나가 이들 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기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매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다만 회사 측은 얼마나 팔릴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렉키로나의 공급량은 각국의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 그룹은 올해 코로나 치료제가 아닌 기존 제품만으로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달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렉키로나가 매출과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코로나 치료제 외에 기존 제품의 매출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 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렉키로나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3월 17일부터 렉키로나를 전국의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약 960명 이상에게 투여된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