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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전세가 뭐죠?"…단기 주택공급, 곳곳에 허점
출처: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1/05/11 16:45:52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입주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와 이사철 수요 등이 겹치면서 또다시 전세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공공 전세주택' 등 단기 공급방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수요 대비 공급량도 턱없이 부족해 전세난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1874건으로 한달 전(4월11일) 2만3886건 대비 8.5% 줄었다. 올 초 1만7000개 수준이었던 매물은 4월에 2만3000개 안팎으로 늘었다가 5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세 공급과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지난 3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 지수는 169.2로 전주 대비 2.1p 올랐다. 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자 서울 지역 곳곳에서 전셋값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결과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3%로 전주(0.02%)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문제는 전셋값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막바지 봄 이사철 수요와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발생할 대규모 이주 수요 때문이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시작으로 신반포18차·21차,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등 약 4000가구 이주를 앞둔 상황에서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영향을 받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와 가까운 신반포2차는 지난달 전용면적 68㎡ 전셋값이 6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지난 1월 9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신반포4차 전용 105㎡는 현재 호가 11억원에 달한다.
서울 곳곳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입주물량은 당분간 감소할 전망이어서 전셋값 불안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2031가구지만,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0'이다. 서울 입주 물량이 전무한 것은 월간 기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 전세난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단기 공공전세 공급을 통해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신축 매입 약정으로 서울에 공급하겠다고 목표로 잡은 물량은 9000가구인데 비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정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25가구다. 목표량 대비 계약가구비율이 1.4%에 불과해 물량 확보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세대·오피스텔·리모델링 중심의 공급 방침이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전세주택이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입주물량 부족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을 통한 공급방안으로 실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전세주택에 대해 홍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직방이 이용자 2086명을 대상으로 공공전세주택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모른다'고 응답했다.
직방 관계자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으로 처음 도입된 공공전세주택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며 "알게 된 후에는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상품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